총신대 이사장 선출, 가치판단과 법리판단

우리는 10년 넘게 총신대 문제로 가치영역과 법리영역으로 싸워왔다.

소재열 | 기사입력 2021/05/12 [08:40]

총신대 이사장 선출, 가치판단과 법리판단

우리는 10년 넘게 총신대 문제로 가치영역과 법리영역으로 싸워왔다.

소재열 | 입력 : 2021/05/12 [08:40]

 

 어떤 경우에 가치판단이 이루어져야 하며어떤 경우에 법리판단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판단하는 것은 총회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십의 조건임에 틀립없다. © 리폼드뉴스

 

(리폼드뉴스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합동)학교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신대학교사이의 갈등이 제93회 총회(2008)에서 진행됐다. 총회는 학교법인의 정관을 종교사학에서 일반사학으로 변경하는 등의 법인 회의록을 위변조하였다는 이유로 이사들을 해임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이사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가치영역이 아닌 법리영역인 법률주의에 근거하여 이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총회가 전패했다. 본 교단 총회와 사립학교법에 의해 운영하는 총신대학교와의 관계는 가치영역이 아닌 법리영역임을 보여준 일련의 사건이었다.

 

이러한 법률주의는 그동안 10년 넘게 학교법인 이사들로 하여금 총회와 무관한 이사 선임, 정관변경 등 독자적인 행보로 총회의 원성을 샀다. 여기서 나온 이야기가 총회를 배제한 사유화 논쟁을 유발시켰다. 사립학교법과 법인 정관주의는 총회가 법리적인 대항력이 없음을 보여준 사건이었다.

 

총회가 할 수 있는 일은 관련자들을 징계ㆍ제재하는 일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법원에서 무효사유가 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총회를 더욱 난처하게 했다. 총회가 제아무리 조사를 하여 징계하려고 할지라도 그것은 종교내부적인 징계 대상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었다.

 

이러한 법리적인 논쟁은 이번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선임한 정이사들로 구성한 이사회에서 이사장을 선출하는 문제에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는 가치영역과 법리영역에 갈등이었다.

 

가치판단자들은 총회의 여론과 정서를 가지고 나왔다. 어떤 통계에 근거하고 있었는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 총회장을 이사장으로 합의 추대를 하자는 제안이었다. 이같은 가치판단에 의한 이사장 선출 의도는 법리영역 앞에 가로막혔다.

 

합의추대는 이사회에서 이사장 투표 방법으로 결정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되어 버린다. 이사장은 여론으로 선출한 것이 아니라 이사회에서 이사들의 판단에 의해 선출된다. 과거 길자연 목사는 여론으로는 총장 자체가 불투명했지만 투표권을 갖고 있는 운영이사회들이 총장으로 선출하니 총장이 된 사례와 같다.

 

총신대학교 설립 120주년 기념하는 날인 511일에 임시(관선)이사회가 청산되고 정이사가 선임되어 이사장 선출은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사회가 진행 중 소강석 목사는 회의장을 이석했다. 회의장에서 나온 이사인 총회장 소강석 목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기회가 있었다.

 

소 총회장은 총회 절대다수의 정서와 여론과 의견과 주문은 합의 추대를 하기를 원했고 이상하게 프레임이 교갱과 비교갱으로 나누어졌죠. 물론 교갱도 우리 교단에 목사님들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프로테이지를 보면 적고요, 절대 다수는 다 서로 진영 프레임이라든지 가지 않고 합의 추대를 원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고 제가 총회 여건, 상황, 106회 총회를 앞두고 정말 상세하게 말씀드렸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저는 저나 강재식 목사님이나 김기철 목사님이나 다 내가 내려놓으니까 우리가 상식적으로 함께 사퇴를 하고 새 인물로 가자. 그래서 제가 두 사람을 추천했죠. 정창수 목사나 류명렬 목사 둘 중에 한 사람으로. 그러나 합의추대가 아닌 투표로 가니 저는 양해를 구하고 이석했습니다.”라고 자신이 회의장에서 나온 이유를 설명했다.

 

인터뷰 말미에 저는 한 이사로서 백의종군하고 잘 섬기겠습니다. 그러나 (합의추대가 아닌 투표로 가니) 총회장으서는 있을 자리가 못된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하면서 회의장을 떠났다.

 

이사회 직무대행직을 맡았던 강재식 목사는 이사회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이사장 선출 결과를 설명했다.

 

강 목사는 소강석 목사가 사퇴를 하면서 장창수 목사와 류명렬 목사를 추천하였습니다. 류명렬 목사는 안하겠다고 사태하였고 장창수 목사는 본인이 출마할 의사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저도 사퇴를 했습니다. 김기철 목사와 장창수 목사를 놓고 12차 두 번의 투표를 하기로 정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투표에 들어가기 전에 1차 투표에 과반수인 8표를 얻는 자가 없을 경우 2차 투표까지 간다는 사실을 합의하고 투표에 들어간 것으로 설명했다. 그러나 2차 까지 가지 않고 1차 투표에서 결정났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투표결과 김기철 목사가 8, 장창수 목사 6표로 김기철 목사가 이사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라고 투표 결과를 설명했다.

 

이사회를 마친 후 신임 이사장인 김기철 목사는 기자들과 인터뷰에서 그동안 많은 분들의 지도, 기도, 후원이 없었으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습니다.”라고 하면서 그동안의 자신의 심정을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제 법인 이사장으로서 우리 이사님들의 협력을 받고 또는 학교 공동체의 협력을 받아서 작게는 법인의 정상화, 조금 더 바람이 있다면 우리 학교가 하나님의 학교로서 또 교단이 설립한 학교로서 얼마나 본궤도에, 정상적인 궤도에 올릴 것인가? 그리고 저출산이 심각한 시대적 상황이니까, 이것은 몇 년 뒤에 또 2-3년 뒤에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그런 문제이기 때문에 이제 이사님들 또 학교 공동체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라며 말했다.

 

끝으로 그동안 전국 교회에 지도와 협력, 말없는 다수의 응원이 있었다는 말씀을 드리고 저 개인으로는 많이 부족하지만 훌륭한 이사님들이 같이 선임되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린다고 한다면 우리 학교를 얼마든지 훌륭하게 세워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이사장 당선의 소감을 말했다.

  

가치영역으로 판단할 부분에 법리영역으로 판단하려는 경우, 법리영역으로 판단할 부분을 가치영역으로 판단하려는 문제는 늘 갈등과 혼란으로 이어진다. 어떤 경우에 가치판단이 이루어져야 하며, 어떤 경우에 법리판단이 이루어져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판단하는 것은 총회를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십의 조건임에 틀립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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