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기념논문] 우병훈 교수, “헤르만 바빙크의 교의학과 윤리학”

이 논문은 고신대학교의 우병훈 교수가 2021.10.26에 총신대학교에서 발표한 종교개혁기념 학술세미나 논문으로 요약하여 소개해 본다.

김순정 | 기사입력 2021/11/27 [16:41]

[종교개혁기념논문] 우병훈 교수, “헤르만 바빙크의 교의학과 윤리학”

이 논문은 고신대학교의 우병훈 교수가 2021.10.26에 총신대학교에서 발표한 종교개혁기념 학술세미나 논문으로 요약하여 소개해 본다.

김순정 | 입력 : 2021/11/27 [16:41]

▲ 헤르만 바빙크(Herman Bavinck, 1854-1921)  © 리폼드뉴스

 

이 논문은 고신대학교의 우병훈 교수가 2021.10.26에 총신대학교에서 발표한 종교개혁기념 학술세미나 논문으로 요약하여 소개해 본다.

 

I. 교의학자 헤르만 바빙크의 윤리학

 

헤르만 바빙크(1854-1921)1883110, “거룩한 신학이라는 학문”(De Wetenschap der Heilige Godgeleerdheid)이라는 제목의 취임사로 캄펜신학교 교수직을 시작했다. 교의학자(dogmaticus), 헤르만 바빙크는 캄펜신학교에서 1883년부터 1901년까지 교의학을 가르쳤다. 그리고 1902년부터는 카이퍼의 후임으로 1921년까지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에서 교의학을 가르쳤다.

 

바빙크는 1895년에 개혁교의학1권을 출간하였으며, 이어서 제2(1897), 3(1898), 4(1901)을 출간하여 완성하였다. 그리고 개정판으로 제1권은 1906년에, 2권은 1908년에, 3권은 1910년에, 4권은 1911년에 출간하였다. 개혁교의학을 보면 그가 교의학에 얼마나 깊은 지식과 뛰어난 통찰력을 가졌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판 쾰런(Dirk van Keulen)과 존 볼트(John Bolt)가 정리하는 것처럼, 바빙크가 남긴 주된 유산은 신학적 유산이었다. 하지만 바빙크가 단지 교의학에만 조예를 가진 것은 아니다. 그는 철학, 문화, 심리학, 교육학 등에도 다양한 연구들을 수행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캄펜신학교에서 거의 20년을 가르치는 동안 바빙크가 교의학 외에도 윤리학 역시 강의했다는 사실이다.

 

II. 바빙크, 개혁파 윤리학의 원고들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의 저본이 되는 원고는 총 4개이다. 첫째는 바빙크 자신이 작성한 1,100쪽 정도 분량의 개혁파 윤리학원고이다. 둘째는 바빙크의 제자였던 레인더르 판 더르 페인이 남긴 1884년부터 1886년 사이의 윤리학 필기 노트이다. 셋째는 아마도 코르넬리스 린더보옴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1894-1895년 윤리학 강의 필기노트이다. 넷째는 젤러 더 용이 남긴 1902년의 윤리학 강의 필기이다.

 

III. 바빙크의 교의학과 윤리학의 관계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은 아주 탁월한 신학적 윤리학 저서이다. 흥미로운 사실은 개혁파 윤리학개혁교의학과 다음과 같이 여러 면에서 깊은 관련성을 지닌다는 사실이다첫째, 개혁파 윤리학개혁교의학에 나타난 방법론을 사용한다. 바빙크는 개혁교의학을 작성하던 시기에 개혁파 윤리학원고를 수년에 걸쳐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합적-발생론적 방법론이란 교의가 발생한 과정을 순서적으로 다루면서도 마지막에는 종합적으로 신학적 정리를 제시하는 방법론이다.

 

둘째로, 개혁파 윤리학은 교의학과 윤리학의 상호보완적 관계성을 유지한다. 개혁파 윤리학은 교의학적 내용들을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지만, 교의학과 연결성을 시종일관 견지한다. 윤리학과 교의학은 상호보완적이다.

 

셋째, 개혁파 윤리학은 교의학과 윤리학을 밀접하게 관련시키면서도, 교의학을 너무 많이 개입시키지 않고 윤리학에서 꼭 다뤄야 하는 교의학의 내용만을 엄선해서 다뤘다.

 

넷째, 개혁파 윤리학의 내용은 개혁교의학과 내용상으로 짝을 이룬다. 바빙크는 교의학에서 제시한 회심의 순서에 따라 윤리적 주제들을 다룬다. 바빙크는 윤리학이란 활동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에 대한 학문적 묘사, 즉 한 사람의 삶의 형식 속에서 나타나는 그리스도의 신적 생명의 내용에 대한 학문적 묘사라고 규정한다. 이처럼 바빙크의 윤리학은 기독론적인 특징을 지니면서도, 은혜의 활동에 주목함으로써 신론적이다. 동시에 그는 윤리학의 과제에 대해서 거듭난 인간 속에서 영적인 삶의 탄생, 발전, 나타남을 서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섯째, 바빙크는 교의학과 윤리학에서 철학과 깊이 있게 대화한다. 개혁교의학에서 바빙크는 고대와 근대의 철학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하면서 자신의 주제를 전개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바빙크의 개혁파 윤리학에도 적용된다.

 

여섯째, 바빙크의 교의학과 윤리학은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 신학에서 많은 내용들을 인용한. 이 점이 주목받을 만한 이유는 바빙크 당대에는 아직 17세기 개혁신학의 가치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곱째, 바빙크의 교의학과 윤리학은 성경을 근거로 주제를 전개하고 결론을 완성한다. 바빙크는 교의학자였지만, 성경주석을 중요하게 여겼던 사람이다. 그의 제자들과 전기작가들은 한결같이 그가 성경신학자(Schrifttheoloog)였다고 평가한다. 브렘머는 바빙크가 현대 과학이나 현대 학문의 결과보다 성경의 기준을 더욱 주목하면서 신학하였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는 개혁교의학에서 19,297번 정도 성경을 직간접적으로 인용한다. 개혁교의학에 나타난 바빙크의 주해는 원어와 문맥에 충실한 개혁주의적 주해 전통을 잘 보여준다.

 

IV. 개혁파 교의학과 윤리학의 미래

 

바빙크의 개혁교의학개혁파 윤리학의 단점도 없지 않다. 개혁교의학은 신학방법론적 관심은 크지만, 신학적 해석학에 대해서는 거의 다루지 않은 아쉬움이 있다. 또한 제1권의 신학서론과 제2권의 신론은 아주 탁월하지만, 3권의 기독론과 제4권의 구원론에서 가끔 나타나는 반복적 부분이나 느슨한 구성은 약점이다. 또한, 4권에서 성령론을 다룰 때에 좀 더 체계적으로 다루지 못한 점도 한계로 드러난다. (그렇다고 해서 바빙크의 성령론이 약한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외에도 교부신학이나 러시아정교회 신학에 대한 부족한 이해가 눈에 띄는데, 이것은 바빙크 당대 신학연구의 한계를 바빙크 역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루터나 조나단 에드워즈를 다룰 때 1차 자료를 충분히 읽지 않았던 한계도 역시 지적할 수 있다.

 

개혁파 윤리학은 온전하게 완성된 원고가 아니라 미발행원고 상태에 있던 것이 출간되었기에 단점이 더 분명하게 눈에 띈다. 가령, 논의가 미진하거나 중간에 그쳐 버리는 부분이 가끔 눈에 띈다. 또한, 모든 주제들이 고르게 다뤄지지 못하고, 어떤 부분은 바빙크 특유의 엄밀성이 떨어지는 예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견해들만 제시되고 자신의 주장이나 정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바빙크의 견해가 정확하게 어떠한지 알 수 없을 때도 있다. 어떤 경우에는 출처만 제시되고, 그것에 대한 내용이 전혀 소개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이런 점들은 아쉬운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빙크의 개혁교의학개혁파 윤리학은 이상에서 언급된 고유한 장점들로 인해서 1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깊이 연구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특히 최근에 발간된 개혁파 윤리학은 연구가 많이 되어야 할 자료이다. 바빙크는 이때까지 주로 그의 교육학, 심리학, 무엇보다 교의학 작품들을 통해서 개혁파 신학과 신앙을 풍성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이제 그의 개혁파 윤리학이 출간됨으로 인해서 개혁주의 윤리학은 또 다른 거대한 자양분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개혁신학의 교의학과 윤리학의 미래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바빙크가 제시한 길을 따라간다면 아래와 같이 세 가지를 유념해야 한다첫째, 성경에 충실한 교의학과 윤리학의 구성이다. 바빙크는 교의학적 주제들과 윤리학적 이슈들을 언제나 성경에서부터 출발하여 다루는 귀한 모범을 보여주었다. 개혁교의학과 개혁윤리학의 미래는 성경원문연구 및 성경주해를 더욱 강화하고 이를 교의학과 윤리학에 부단히 접목시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둘째, 역사적 자료들과 현대 학문과 대화하는 교의학과 윤리학의 구성이다. 바빙크는 교부, 중세, 종교개혁, 후기종교개혁의 자료들을 두루 섭렵하고, 거기에서부터 거대한 신학적 자양분을 끌어다 사용하였다. 그는 또한 다양한 철학사조 및 현대 학문과 대화하는 신학을 전개하였다. 개혁신학의 포괄성과 보편성을 위해서 우리는 이러한 방법론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셋째, 상호보완적 관계를 유지하는 교의학과 윤리학의 구성이다. 바빙크는 교의학과 윤리학을 상호교통시키면서 작업하였다. 비록 그가 개혁교의학에 맞먹는 작품을 출간하지 못한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적어도 남아 있는 원고들을 볼 때에 그는 교의학과 윤리학을 유기적 관계성 속에서 함께 연구하였다. 이것은 후학들을 위한 아주 좋은 모범이며, 신학이 이론적으로 실천적으로 더욱 건실하게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 것이다.

 

따라서, 바빙크 사후 100주년을 기념하는 오늘날의 개혁신학이 앞으로의 100년을 건설적으로 모색하고자 한다면, 바빙크라는 거인의 어깨에 올라가서 보다 성경적이면서도, 역사적 자료에 충실하고, 현대 학문과 대화하면서, 오늘날의 교회와 사회의 구체적 문제에 응답하는 교의학과 윤리학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

관련기사목록
광고
광고
광고
많이 본 뉴스
개혁신학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