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기념논문] 문병호 교수, “벤자민 B. 워필드의 개혁신학”

김순정 | 기사입력 2021/11/20 [18:23]

[종교개혁기념논문] 문병호 교수, “벤자민 B. 워필드의 개혁신학”

김순정 | 입력 : 2021/11/20 [18:23]

  

▲ 총신대학교 개혁신학연구센터(RTRC)가 주관하는 종교개혁기념 학술세미나     ©리폼드뉴스

 


이 논문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문병호 교수가
2021.10.26에 총신대학교에서 발표한 종교개혁기념 학술세미나 논문으로 요약하여 소개해 본다.

 

I. 들어가는 말

 

개혁신학은 필자가 칼빈의 기독교 강요에 대한 특성을 언급하면서 적시한 바와 같이 교훈적(혹은 교리적, doctrinal), 신앙고백적(confessional), 변증적(apologetical) 성격을 지닌다. ‘교훈적이라 함은 성경 말씀을 가감없이 종합적·체계적으로 가르침이고, ‘신앙고백적이라 함은 그 가르침에 따른 내적 감화를 서술함이며, ‘변증적이라 그 말씀의 진리를 수호함(defensio)를 칭한다. 이러한 특성을 가장 현저하게 보여주는 한 작품으로서 우리는 프란시스 뚤레틴(Francis Turretin, 1623-1687)변증신학 강요(Institutio Theologiae Elenticae)를 떠올릴 수 있다.

 

개혁신학개혁교회의 신학이며, ‘개혁교회칼빈과 그를 잇는 개혁신학자들의 신학의 터 위에서 있는 교회라고 정의될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워필드의 개혁신학을 논하자면, 무엇보다 먼저 그가 서 있는 신학적 정통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관련된 역사 그 자체를 소개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되고, 역사상 계승·심화되어 온 그 신학적 정통이 무엇인지에 대한 사전적 논구를 한 후, 그것이 어떻게 워필드의 신학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달리 말하면, 워필드가 서 있는 신학적 자리가 그것을 얼마나 충실히 반영하고 있는지를 규명하고, 그로부터 개진된 워필드 신학의 요체와 특성을 제시하는 데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II. 워필드의 개혁주의 계시론: 성경의 완전 축자 영감과 증언

 

워필드는 신학을 객관적인 사실들의 체제(a body of objective facts)”를 대상으로 삼는 하나님의 학문(the science of God)”이라고 부르고, 변증학에서 그 사실들의 하나님의 지식으로서의 가치(the validity of the knowledge of God)”가 수립된다고 여긴다. 변증학을 통한 이러한 가치 수립(establishment)”은 신학 이전 단계에서 요구되는데, 이를 통하여 추구되는 것은 엄정하게 말해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지, 기독교(Christianity)가 아니다.” 신학은 하나님에 의해 친히 계시된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수행되는 것이므로, 교회의 가치관을 잣대로 하거나 교회의 해석을 방편으로 해서는 안된다. 신학은 계시를 통하여 하나님이 스스로를 낮추셔서 자신이 우리에게 알려질 만하게 하실 때에만 수행된다. “하나님은 그가 자신을 계시하고 표현하실 때에만 알려지신다.”

 

워필드는 이 점에서 변증학의 학문으로서의 대상을 하나님, 종교, 계시, 기독교, 성경,” 이렇게 다섯 가지로 파악한다. 워필드는 계시는, 그것이 자연을 통한 것이든 성경을 통한 것이든, “근본적으로 성령의 작용에 의해서 인간의 마음에 직접적으로 교통한다.”고 본다. 성경은 하나님이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인간은 그 말씀을 믿음으로 수납함으로써 그 말씀 가운데 계시된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얻고 구원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성경의 계시 작용은 성경이 성령의 영감으로 주어졌고, 기록되었으며, 성령의 감화로 수납된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성령의 역사이며, 그 한에 있어서 전적으로 성경의 역사이다. 그러므로 성령의 영감 교리는 교회 교리(the church-doctrine)”이기 이전에 성경 교리(the Bible doctrine)”이다. “성경의 완전 영감에 대한 교회 교리는 성경자체의 영감 교리이다.”

 

워필드는 성경의 권위(authority)와 가신성(可信性, trustworthiness)을 다루면서 성경이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되었다는 사실 이전에 성경이 하나님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사실에 집중하고 있다. 그 방점이 기록보다 말씀자체에 찍혀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의 영감에 대한 워필드의 이해는 어거스틴과 칼빈의 맥을 잇는 개혁신학을 충실히 반영한다. 어거스틴은 논리적 확실성(apodeitic certainty)’즉각적 확신(immediate assurance)’을 성경의 진리를 다룸에 있어서 첫 자리에 둔다. 사람의 영혼이 하나님을 아는 즉각적 지식을 인식하게 되는 것은 인격적인 하나님인격적인 로고스에 의한 조명에 따른 것이다.

 

워필드는 칼빈의 성경론을 다루면서 성령의 내적이고 은밀한 증언에 집중해서 칼빈이 마치 하나의 공식과 같이 여긴 말씀과 성령(the Word and Spirit)’의 관계를 개진한다. 칼빈은 말씀과 성령이 각각 객관적 요소와 주관적 요소가 된다고 여기고 오직 이 두 요소가 하나로 연합할 때 성경이 계시로서 작용한다고 주장한다.

 

성경 말씀에 대한 성령의 증언은 하나님이 그 말씀 가운데 친히 말씀하신다는 사실로써 확정된다. 성경에서 말씀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은 하나님이 친히 말씀하셔서 모든 말씀을 성경에 기록하게 하셨다는 성경의 완전 축자 영감으로부터 기원한다.

 

이와 같은 이해는 칼빈으로부터 핫지, 카이퍼, 바빙크 등에 이르는 개혁신학자들이나 웨스트민스터 벤자민 B. 워필드의 개혁신학: 계시론, 삼위일체론, 기독론 중심으로신앙고백서에서 절정에 이른 개혁주의 신경들 가운데 공유된다.

 

성경에 대한 워필드의 개혁신학적 입장은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다룬 그의 글들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워필드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제1장이 개혁교회의 보편적 성경관을 제시함으로써, 어거스틴주의를 심화한 칼빈으로부터 비롯된 개혁교리의 기초와 전체 체제를 일목요연하게 각인시킨다고 본다.

 

워필드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에서 성경이 즉각적으로 영감된(immediately inspired)”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사안(내용)과 자구(matter and words)” 모두에 있어서 아무 오류가 없다는 사실과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수납하는 일반적 믿음(fides generalis)”과 그 말씀으로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에 이르는 구원적 믿음(fides salvifica)”이 동시에 선물로 주어진다는 사실을달리 말해서, 믿음의 인식 작용과 구원 작용을함께 규정하고 있음을 환기시키면서, 이러한 개혁주의 입장은 소키누스주의(Socinianism)나 알미니우스주의(Arminianism) 입장과 서로 양립할 수 없음을 지적한다.

 

워필드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의 성경론에 개진된 성경의 유일한 권위와 완전 축자 영감(plenary and verbal inspiration) 및 이에 따른 성경의 무오 사상이 17세기 중반의 영국(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개혁신학자들의 신학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고, 이를 반대하는 브릭스(Charles A. Briggs, 1841-1913)의 입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III. 워필드의 개혁주의 삼위일체론: 성경에 계시된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와 경륜

 

삼위일체 교리의 정통성은 한 분 하나님이 하나의 동일 본질로서 세 위격(인격, 위격적 존재)으로 계심이 성경의 진리라는 사실에서 확정된다. 워필드에 따르면, 삼위일체는 성경적 교리(a Biblical doctrine)”이며 순전히 계시된 교리(purely a revealed doctrine)”이다. 성경에 이 용어가 나오지 않지만, 그 가르침은 전적으로 성경적이다.

 

하나님의 삼위일체는 하나님의 자기 지식의 자기 계시로서 그 어떤 피조물이나 인간의 영적 내면으로도 유비가 되지 않으며 그 계시가 우리에게 계시되어 믿음의 수납과 고백의 대상이 될 뿐 이성적 논증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성경은 하나님의 존재를 삼위일체로서 전제한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와 경륜은 성경 계시의 불변적 진리이다. 구약과 신약은 살아계시고 참되신 벤자민 B. 워필드의 개혁신학: 계시론, 삼위일체론, 기독론 중심으로하나님의 존재를 삼위일체로 계시한다는 점에 있어서 서로 다름이 없다. 다만 구속사적 관점에서, 구약은 약속과 예표의 시대로서, 신약은 성취와 실체의 시대로서 구별되는바, 계시의 점진성에 있어서, 구약은 부요하게 구비되었으나 그 빛이 희미한 방과 같았고, 신약은 구속사 과정의 성취에 따른” “하나님의 자신에 대한 완전한 계시가 계시되었다.

 

하나님이 삼위일체이시라는 근본적인 증거는, 사실에 있어서, 삼위일체의 근본적인 계시에 의해, 즉 성자 하나님의 성육신 가운데 그리고 성령 하나님의 출래 가운데 제공된다.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은 삼위일체 교리의 근본적인 증거이다.”

 

워필드는 하나님이 구속사를 다 이루신 사건을 그가 삼위일체이심에 대한 계시의 완성으로 보며, 이를 성경 사실들에서 찾는다. 그 정점에 위치한 것이 대속의 사건이다.

 

워필드는 자신이 삼위일체 교리를 개진함에 있어서, 니케아신경과 아타나시우스신경에서 정립되고, 터툴리안, 아타나시우스, 어거스틴과 더불어 기독교의 삼위일체 하나님 교리에 대한 정확하고 필수적인 서술을 남긴 칼빈에 의해서 확정된 정통적 입장을 계승하고 있음을 분명히 천명한다. 그리고 자신의 입장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첫째, 하나님은 한 분이시며, 자존하신다. 둘째, 한 분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세 위격으로 계신다. 셋째, 성부, 성자, 성령은 한 분 동일하신 하나님으로서동일한 신격(deitas, deity)으로서자존하시고, 동일 본질이시며, 서로 본질을 수여하지도 수여받지도 않으시고, 본질에 있어서 전후나 상하가 없으시다. 넷째, 성부, 성자, 성령은 위격적 특성에 있어서 구별되시고, 그 고유한 특성 가운데 서로 관계하신다. 다섯째, 성부, 성자, 성령은 그 관계에 있어서 위격적 존재의 방식(modus subsistendi, modes of subsistence)’경륜의 방식(modus operandi, modes of operation)’이서로 다르시나 본질은 모두 동일하시므로 본질에 있어서 그 어떤 종속(subordination)도 없다.

 

워필드는 기독교 역사상 삼위일체 교리의 신기원을 이룬 세 인물로서 터툴리안과 어거스틴과 칼빈을 손꼽는다. 이 셋은 서방 신학의 근간을 수립한 대 신학자들로서, 그중 칼빈은 개신교의 순수함을 견지하면서 인간적 사변이나 이론에 매몰되지 않고 성경 계시 전체의 가르침에 엄정히 서서 삼위일체론을 전개함으로써 개혁신학자들의 입장을 가장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다.

 

칼빈은 성경에서 친히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올바로 서술하는 것이 삼위일체론을 합당하게 전개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워필드는 칼빈의 삼위일체론이 정통 교리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말하면서, 그것이 아타나시우스보다 어거스틴식의 이해에 충실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이러한 칼빈의 삼위일체론은 기독교 교리의 역사상 획기적인 전기를 이루는데, 워필드는 그 특징을 단순성, 명료성, 동등성(simplification, clarification, equalization)’ 세 가지로 든다.

 

IV. 워필드의 개혁주의 기독론: 성경에 계시된 중보자 그리스도의 신인양성의 위격적 연합과 사역

 

워필드는 초자연적인 기독교만이 유일한 역사적 기독교이다.”라고 하였다. 기독교의 초자연성역사성을 갖는 것은 영원하신 하나님의 아들이 역사상 사람의 아들이 되셔서 대속의 모든 의를 다 이루시고 그 의를 하나님의 백성에게 전가해 주셔서 교회를 이루셨기 때문이다.

 

워필드에 따르면, 기독교의 본질은 그리스도가 참 하나님이시자 참 사람으로서 구원의 주가 되심을 믿고 고백하는 데 있다. 그리스도가 구주가 되심은 신화(神化)된 사람, 단지 인화(人化)된 신으로서가 아니며, 윤리적 이데아의 전형(典型)이 되는 초인적 실재로서도 아니다.

 

칼케돈신경은 성부, 성자, 성령이 한 분(unus)이시며 동일하신 분(idem)이심을 반복해서 천명하면서, 그가 참 하나님(Deus verus)으로서 참 사람(Homo verus)이심의 위격적 연합의 교리를 확정한다. 워필드는 이 신경을 진정 완전한, 성경 자료들의 종합(a very perfect synthesis of the biblical data)”이라고 평가한다. 워필드는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가 신인양성의 위격으로 유일하신 중보자의 사역을 수행하시고, 이루시고, 계시하심에 주목하여 개혁주의 기독론의 고유한 특성을 개진한다. 성육신하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는 인성에 따라서죽기까지 복종하심으로 모든 의를 다 이루시고 신성에 따라서죽음을 죽이시고 부활하시고 승천하시며 재위하셔서 자신의 영인 보혜사 성령을 부어주심으로 그 의를 자기에게 맡겨진 하나님의 백성에게 전가하신다.

 

지금까지 보았듯이, 삼위일체 교리가 온전하여 성자의 영원한 신격에 대한 고백이 확정됨이 없이는 그가 성육신하셔서 신인의 위격으로 대속의 모든 의를 다 이루심에 대한 기독론 교리가 온전할 수 없고 그 의의 언약적 전가를 핵심으로 삼는 구원론 교리가 온전할 수 없다.

 

V. 결론: 진정한 칼빈주의 개혁신학자이자 변증학자

 

종교개혁의 모토인 오직 믿음으로(sola fide)’오직 그리스도를(solum Christum)’ 믿는 것을 칭한다. 이는 그리스도가 참 하나님이시자 참 사람으로서 대속의 모든 의를 다 이루시고 전가해 주시는 오직 은혜를(solam gratiam)’ 믿는 것을 뜻한다. 오직 그리스도를,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 구원에 이르게 되니, 전적인 은혜로(tota gratia)’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이라고 찬양하게 된다.

 

이 네 가지 오직오직 기록된 성경(sola Scriptura scripta)’에 완전하게, 축자적으로, 무오하게 계시되어 있다. 여기에 개혁신학의 요체가 있다고 볼진대, 이는 워필드의 계시론, 삼위일체론, 기독론이 함의하고 지향하는 바와 다름이 없다. 이 시대 성경의 제자(discipulus Scripturae)’라고 불림이 마땅한 모든 신자는, 그리고 무엇보다 칼빈의 후예로서 성경의 교사(doctor Scripturae)’라고 불림이 마땅한 모든 개혁신학자는 워필드의 이 직함에 비추어 올바로 배우고, 가르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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