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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인물/탐방
[소강석 목사 칼럼] 투혼
성대 폴립 수술 과정에서 느낀 단상
기사입력: 2017/07/11 [08:06]  최종편집: 리폼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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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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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강석 목사     © 리폼드뉴스

본 목회 칼럼은 성대 폴립 수술 후 그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 주셨던 많은 성도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솔직히 이번 수술은 좀 신경이 쓰였습니다. 아니, 좀 쫄았다고 할까요? 마취과 의사선생님이 자꾸 겁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비후성 심근증이 있는 사람에겐 전신마취시 최소 호흡곤란, 아니면 심근경색이 올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그 말을 몇 번이나 듣고 누가 태연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수술을 며칠 앞두고 대전에서 한약을 보내왔습니다. 그 약을 3일만 먹어도 성대 폴립이 누글누글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죠. 저는 약량을 두 배나 복용한 후 동네 이비인후과에 가서 성대 내시경을 해 봤습니다.

 

그러나 웬걸요, 하나도 변함이 없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달라졌으면 수술을 안 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할 수 없이 수술을 하기 위해 강남 세브란스병원으로 갔습니다. 그 병원의 최홍식박사님은 국내 성대 수술에 있어서는 최고의 권위자입니다. 그 분이 수술은 완벽하게 잘하실 텐데 염려스러운 것은 전신마취였습니다.

 

수술 전날 병원에서의 하룻밤은 참으로 길었습니다.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 물론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수술을 안 할 수도 있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만류했거든요. 특별히 제 아들이 그랬습니다. 그러나 저는 더 맑고 단아한 소리로 말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마침내 이튿날 아침 수술실로 향했습니다. 수술 대기실에서 잠시 기다리는 동안 지난날의 삶들이 주마등처럼 떠올랐습니다. 주일낮, 수요일, 철야기도, 신년성회, 여름수련회 등에서 뿜어낸 사자후의 설교, 그 모든 원고를 건조한 차 안에서, 동굴 같이 답답한 제 방에서 다 구두로 불러준 것입니다.

 

대부분의 신문기고나 모든 저술 원고도 전화로 불러 주었으니 남보다 몇 배나 성대를 사용한 것이지요. 게다가 외부집회, 특히 수만, 수십 만 앞에서 불처럼 토한 야성의 설교들이 제 목을 상하게 한 것입니다.

 

그렇게 하고 바로 해외로 출국하여 집회가 끝나면 바로 귀국하는 무리한 일정 등은 제가 보아도 투혼의 삶이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동안 마취과 과장님과 의사들이 오셔서 손을 꼭 잡고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이윽고 수술실로 들어갔습니다. 싸늘하고 음산한 공기가 수술실을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곧 전신마취에 들어갈 것입니다. 자꾸 겁을 주었던 마취과 의사의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호흡곤란, 심근경색만일 여기서 나의 삶이 끝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가족들과 성도들이 얼마나 실망을 하겠는가? 마취과 의사 선생님이 제 코에 인공호흡기를 씌우며 괜찮냐고 물어봤습니다.

 

호흡이 늦고 답답하니 호흡의 횟수를 빠르게 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때 이미 마취약물이 들어가고 있는데 저는 그 말을 되풀이 하였습니다. 투혼의 정신이 돋보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하나, , 셋을 따라해 보세요그 말과 함께 저는 아스라이 깊은 잠에 빠졌고 인공호흡기가 제 숨을 대신해 주었습니다.

 

그러나 제 육신은 잠에 빠졌지만 제 의식은 살아서 잠꼬대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 주님께서도 인정하신 것처럼 나는 주님의 소명에 혼을 바치고 산 거야. 나는 주님 앞에 절규의 산 제사를 드리는 투혼의 삶을 산 거야. 맞아. 그랬어. 그런 거야.” 그때 간호사 선생님이 저를 흔들어 대며 깨웠습니다. 그리고 야단을 쳤습니다.

 

소강석님, 소리 지르지 마세요. 숨을 쉬세요. 크게 쉬세요. 입을 다물고 말하지 마세요. 코로 숨을 쉬세요.”

 

마침내 깨어난 것입니다. 처음 마취과 의사가 겁주었던 대로 정말 호흡곤란이 온 것 같았지만, 그래도 잘 깨어났습니다. 감격의 순간이었습니다. 숨을 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격이고 새로움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눈부시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지금 곤지암 기도원에 있습니다. 기도원이야 말로 전혀 새로운 별천지요, 신비의 세계입니다. 숲속에선 매미를 비롯한 새와 풀벌레들이 대합창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침묵을 하며 그들의 합창만 들어야 합니다.

 

침묵의 고통도 크지만 마취 후 생겨난 가래를 기침으로 뱉지도 못하고 참아야 하는 그 간질간질한 고통이 얼마나 지루한지 모릅니다. 기침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그래도 그 어떤 웅변과 합창보다 위대한 침묵이 저의 투혼의 삶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상처 입은 독수리가 바위 밑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회복한 후 다시 하늘로 웅비하듯이 저 역시 침묵 속에서 위대한 웅변의 삶을 위해 또 다른 차원의 투혼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감동이며 찬란할 뿐입니다.

 

성도 여러분들도 살아 계셔서 감사합니다. 회복한 후 더 부드럽고 따뜻한 음성으로 여러분을 뵙고 섬기겠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투혼의 영성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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