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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
[논문] 시편의 종말론 1
오성호(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신학)
기사입력: 2017/06/14 [09:18]  최종편집: 리폼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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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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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오성호 박사가 개혁신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이다. 저자는 시편에 나타난 종말론을 연구하고 제시하고 있다.

1. 서론

시편은 종말론적인가? 혹은 시편은 종말론을 포함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긍정적일 것이다. 19세기까지는 시편이 전통적으로 메시야적으로 이해되어 왔고, 시편은 메시야를 가리키는 것들로서 여러 번에 걸쳐 신약에서 인용되거나 암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신약 혹은 신약의 저자들은 시편을 종말론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하겠다. 카일과 델리취(C. F. Keil and F. Delitzsch)는 시편이 메시야를 예언하거나 상징하는 방식이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고 보았다. 보스(G. Vos)는 시편에서 왕이나 기름 부음 받은 자(메시아흐)가 메시야에 대한 직접적 예언인지 혹은 모형론적 용법인지 혹은 다른 방식으로 사용된 것인지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이해 즉 신약과의 관련성 속에서의 시편의 종말론적 단초를 찾아내려고 하는 시도는 시편의 종말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닥칠 때 또 다른 해석학적 문제를 제기한다.
 
그것은 시편에 나타난 메시야적 기대는 무엇이며 어떻게 표현되어 있는가라는 질문과 또 그것을 넘어서 과연 시편이 통일성 있는 종말론적 전망을 담고 있는 하나의 책인가 하는 것이다. 시편이 전체로서 통일성 있는 하나의 책으로 간주될 때만 “시편의 종말론은 무엇인가”를 연구하고 대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그 경우에만 그 종말론은 단순한 메시야적 예언의 모음 이상의 온전한 그림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비교적 근자의 시편 해석 방법론 중에서 궁켈(Herman Gunkel)의 양식 비평은 각각의 시편은 그것이 기원한 삶의 자리가 있으며 그 자리에 따라 동일한 양식이 형성되므로 각 시편은 양식에 따라 분류되고 이해되어야 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개별 시편의 양식만을 중요시하므로 전체로서의 시편이 어떤 연속적인 내용의 흐름을 가지거나 통일성 있는 작품으로서 전체적인 메시지를 가질 것이라는 견해에는 부정적이다. 궁켈의 방법론을 기초로 하는 모빙켈(S. Mowinckel)의 제의적 해석의 경우에도 각 개별 시편의 제의적 배경에만 관심을 갖지, 그 개별 시편이 시편 전체 속에서 갖는 의미와 역할에는 무관심하다.
 
이와 같은 종래의 방법론은 시편집(the Psalter)을 서로 관련이 없는 시편들을 임의로 모아 놓은 모음집으로 가정하였으나, 보다 최근에 나타난 차일즈(B. S. Childs)의 정경적 방법은 전체 시편이 신앙 공동체 내에서 가지는 권위적 기능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전체 시편을 서론(시 1편) 및 종결부(할렐루야로 시작되는 마지막 5개의 시편들)를 가지며 다섯 개의 분리된 부분들로 구성된 하나의 전체로 본다. 이런 정경적 관점을 취하는 연구자들은 전체 시편이 의도를 가지고 편집되었고 시편 전체가 특정한 신학을 제시하고자 하며, 각각의 시편은 그 정경적 배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견해를 견지한다. 이러한 “전체론적 관점”은 개개의 시편이 그 자체의 메시지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나 시편 전체의 구성과 신학의 맥락에서 해석되어야 함을 가정한다.

시편 전체가 하나의 책이며 일관된 메시지를 가질 수 있다는 가정은 시편을 이해하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가고 있다. 노워크(Nick Nowalk)는 시편들을 개별적인 시편으로서가 아니라 전체로서 하나의 이야기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시편 전체가 다윗에 관한 과거의 이야기와 다시 올 새 다윗의 이야기라고 간주한다. 그에 따르면 “올바로 이해된 시편들은 철저히 메시야적이고 종말론적이다.” 차일즈(B. S. Childs)의 제자로서 시편을 연구했던 윌슨(Gerald H. Wilson)의 작품 The Editing of the Hebrew Psalter는 이러한 정경적 혹은 전체론적 접근방법으로서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평가된다.
 
그는 시편의 표제가 편집자들이 시편의 구조에 대해 어떤 정보를 표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보고, 표제 및 구조적으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시편을 연구함으로써 시편의 구조와 내용을 밝히고자 한다. 하우스(Paul House)에 따르면 이 방법은 정경 구조 분석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윌슨의 방법론에 기초한 연구에서 존 왈튼(John Walton)은 시편 전체를 다윗 언약에 관한 칸타타로 규정하며, 서론(1-2편) 및 마지막 찬양시(시 146-150)를 포함하여 각 권이 전체로서 이어지는 내용들을 구성하고 있다고 본다. 또한 하우스는 똑 같은 정경적 방법론을 사용하여 시편 전체가 통일된 메시지를 가지도록 각 권들이 구성되어 있음을 밝힌다. 그러나 이런 연구들의 결과는 각 권들의 내용을 요약하고 시편 전체가 통일성 있는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나, 시편의 서론에 나타난 종말론적 개념이 각 권들의 메시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관해 분석하고 있지 못하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화이팅(Mark J. Whiting)은 시 1-2편이 통일성을 가지고 있으며 시편 전체를 해석하는 해석학적 렌즈의 역할을 담당하는 서론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리하여 시 1-2편이 시편에 나타나는 중요한 주제들인 토라와 지혜, 왕권 개념(여호와 및 다윗), 종말론, 피난처로서의 여호와, 시온 신학 등을 통괄하는 역할이 있음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가 시편 전체의 중요한 신학적 주제들이 시 1-2편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인 반면에, 시편 전체에서 그런 종말론적 메시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는 분석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은 각 시편이 원래 독립적으로 쓰여진 것을 인정하더라도 시편 전체가 정경적 관점에서 해석되어야 하는 하나의 책으로서 편집되어 통일성을 가지고 있다는 가정과 시 1-2편이 시편 전체의 서론이라는 전제 하에 시편의 종말론은 무엇인가를 추구한다. 특히 본 논문은 시1-2편에 나타난 지배적인 두 가지 주제인 시내산 언약과 다윗 언약이 시편 전체의 종말론적 구도로서 기능함으로써 시편 전체의 메시지와 종말론적 신학을 구성하고 있음을 보이고자 한다. 그리하여 먼저 시편의 편집에 나타난 종말론적 정향성은 무엇인지(제2장), 시편의 서론인 시 1-2편의 메시지 즉 시편 전체의 종말론적 전개를 위한 기본적 구도는 무엇인지(제3장), 그리고 시편 전체에서 이러한 종말론적 구도가 어떻게 발전되어 나타나는지(제4장)를 살피고, 마지막으로 시편의 종말론에 대해 요약하며 결론을 맺고자 한다(제5장). 본 저자는 특별히 시편의 종말론적 구도를 분석할 때 시편 각 권 별로 주요한 구조적 위치에 있는 시편들과 시 1-2편에 나타난 주제들과 연결되는 시편들을 중심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2 시편의 편집에 나타난 종말론적 지향성

시편은 5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시 1-41편, 시 42-72편, 시 73-89편, 시 90-106편, 시 107-150편), 이는 모세 율법이 다섯 권의 책으로 주어진 것과 의도적으로 대응시키려고 했던 편집적 의도가 나타난 것으로 이해된다. 또한 시편의 각 권은 모두 송영으로 끝난다는 점도 의도적인 편집적 작업이 있었음을 암시한다. 레페브르(Michael LeFebvre)는 시편이 편집된 문헌임을 나타내는 증거로 네 가지를 들고 있다: 시편의 표제, 5권으로의 구분, 연결부 시편들(seam psalms), 시 1편과 시 150편의 서론과 결론적 기능.

윌슨은 시편의 표제를 연구한 결과 시편은 복잡한 편집적 손길이 있는 모음집임을 발견한다. 첫째, 표제에 나타난 저자의 표시는 시편들의 모음을 위한 중요한 기준을 제공한다. 둘째, 시편의 표제에 나타난 장르(미즈모르, 마스킬 등)에 따른 시편의 모음이 나타난다. 셋째, 표제가 없는 것은 이웃 시편들을 짝으로 묶는 역할을 한다. 또한 윌슨은 제왕시의 위치 및 각 권의 마지막에 나타난 송영 사이에 대응이 있다고 보았다. 그는 제1권과 제2권의 역경에서의 구원을 통해 제3권의 시 89편에서의 위기 상황을 거쳐 마지막 부분에 있는 송영과 찬양으로의 내용상의 흐름이 있음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개념상의 전개는 시편의 편집자의 의도적인 신학적 표현으로 간주된다. 제1권의 시작 부분에 시 2편의 제왕시 및 제2권의 끝부분인 시 72편과 제3권의 마지막인 시 89편에 제왕시가 나타나는 것은 다윗 언약에 대한 선택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다윗 언약의 실패를 제시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

또한 윌슨은 제1-3권이 다윗에 대한 선택과 구원 이후의 다윗 계통의 역사적 실패를 추적하는 반면 제4-5권에서는 이에 대한 응답으로서 우주의 왕이신 여호와 하나님께서 찬송을 받으시고 다스리실 것을 주요 주제로 삼는다고 본다. 그는 나중에 저술한 또 다른 책에서 제1-3권은 단순한 역사적 회고라기 보다는 다윗 왕국의 회복에 대한 기대를 포함하는 종말론적인 시편들이라고 본다. 또한 제4-5권은 지상의 다윗 왕국에 대한 소망으로부터 시각을 전환하여 여호와 하나님의 왕권에 대한 주장을 통해 오직 여호와만을 의지하고 신뢰할 것을 격려하기 위해 나중에 첨가된 부분으로 간주한다.

윌슨의 연구는 시편의 편집적 손길을 증명하고 시편 전체의 신학적 통일성을 제안한다. 다만 제3권의 결론부인 시 89편의 긍정적인 종말론적 역할과 제4-5권의 여호와의 왕권이 가지는 종말론적 함의에 대해 충분한 인식을 결여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평가된다. 윌슨의 연구에 대하여 미첼(David C. Mitchell)은 시편 연구에 관한 윌슨의 업적을 대부분 인정하면서도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윌슨을 반박한다. 첫째는 시편이 교훈적이거나 지혜문학이라기 보다는 예언적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시편의 기조 의제는 종말론적이고 메시야적”이라고 주장한다.

윌슨은 제1-3권이 “다윗 언약의 실패에 대한 회고”를 다루고 제4-5권이 비메시야적이고 역사적-교훈적이라고 보는 반면에, 미첼은 시편 전체와 특히 제4-5권이 “종말론적-메시야적”이고 미래의 다윗 왕의 오심을 다룬다고 본다. 시 4-5권을 종말론적으로 보는 근거들은 다음과 같다. (1) 제왕시들(royal psalms)이 시편에서 탁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다윗 언약의 실패를 부각한다기보다 다윗의 자손의 옴에 대한 미래적 의미를 지시한다. (2) 다른 많은 시편들(예를 들어, 시 21, 46, 47, 48, 67, 80, 83, 87, 93, 97, 98편 등)이 본질적으로 궁극적인 어조를 띠거나 종말론적이다. (3) 표제에 나타난 이름들(다윗, 아삽, 헤만, 여두둔, 모세 등)은 선지자로 간주되며, 그들의 이름이 포함된 시편들은 미래 예언적으로 간주된다. 또한 (4) 시편이 완성되던 제2성전시대에는 메시야적 기대가 지배적인 시대라는 점과, (5) 19세기 이전까지는 유대교나 기독교 전통에서 시편의 종말론적 해석이 규범적이었다는 점 등이다. 윌슨의 연구에 대한 미첼의 비평은 윌슨의 연구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고 전체 시편의 종말론적 가치를 충분히 인정하는 데까지 나아가고 있다고 하겠다.

윌슨의 분석에 대한 미첼의 두 번째 반론은 시편의 제1-3권이 독립된 모음집으로 존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윌슨은 제4-5권이 제1-3권에 나타난 다윗 집안의 언약적 실패에 반응하여 여호와만이 이스라엘의 소망이요 도움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첨가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제4-5권에 나타난 다윗의 모습은 여호와를 신뢰하는 신앙의 모델로서 기능한다는 것이다. 또한 제4-5권은 기본적으로 지혜 문학이며 비메시야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첼은 제1-3권이 독립된 단위로 존재한 적이 결코 없으며 단일 과정에 의해서 제4-5권과 함께 편집되었다고 본다. 윌슨에게는 11QPsa의 존재가 주후 1세기 후반까지도 시편의 정경 형태가 유동적이었다는 증거임에 반하여, 미첼은 LXX가 이미 주전 2세기에 번역되었다는 사실은 이미 정경이 확정된 것이며 따라서 11QPsa의 존재가 제4-5권이 나중에 추가되었다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본다.
 
오히려 미첼은 시편(예, 110편)에서 여호와와 다윗의 왕권은 의도적으로 혼돈되어 “상호 배타적이 아니”라고 본다. 그는 이러한 융합이 메시야를 인간적이면서도 신적인 속성을 갖는 자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시편 제1-3권은 윌슨과 미첼이 다윗 왕국에 대한 미래적 소망으로 보았던 반면에, 시편 제4-5권에 관해서는 미첼은 윌슨의 견해와는 달리 종말론적으로 이해한다. 시편 제4-5권의 편집적 과정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윌슨의 주장에 대한 미첼의 비평은 충분히 근거가 있다고 하겠다. 이런 미첼의 관점은 시편 전체가 종말론적이라는 결론으로 귀결된다. 이런 견해는 또 다른 학자에 의해서도 지지된다.

테일러(Glen Taylor)는 시편이 전체로서 “모형론적으로 예언적”(typologically-prophetic)이라고 본다. 그 이유로서는 첫째, 시편들의 중심에 나타나는 다윗 혹은 왕적 인물은 다윗의 아들 및 사무엘하 2:7의 성취로서의 예수님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둘째, LXX에서의 “악장을 위하여”(for the choir director) 시편을 다윗 예언으로 간주하고 있으며 종말론적으로 해석될 수 있음을 함축한다. 셋째, 11QPsa에서 보는 것처럼 쿰란 공동체는 시편을 다윗이 예언의 영에 의해 저작한 예언으로 이해하고 있다(cf. 삼하 23장). 넷째, 시 1-2편이 서론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시 2편이 메시야적으로 이해되어 왔던 것처럼 시 1편도 신명기의 제왕법과의 관련 때문에 메시야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섯째, 비록 윌슨이 제4-5권을 여호와의 왕권에 관해 확인하고 있다고 강조할지라도, 거기에는 다윗적 왕권이 제거되는 것이 아니라 시 110, 132편에서 보듯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편은 전체적으로 종말론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시편의 구조에 관한 여러 학자들의 관찰과 상기의 여러 논의들을 고려할 때, 시편은 모세오경의 체계를 따라 의도적으로 다섯 권의 책으로 편집된 모음집이며, 전체적으로 종말론적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구성된 문헌으로 이해된다. 그렇다고 이런 견해가 각각의 시편 모두가 메시야적인 예언적 장르라는 것을 함축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편은 전체로서 종말론적 지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관점은 시편의 편집적 통일성을 제안한다.(계속)

요약정리: 김순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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