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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어느 초상집에서의 목회적 위로
배려와 위로에 성실한 목회자 상을 보면서
기사입력: 2017/01/05 [20:42]  최종편집: 리폼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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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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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봉  목사 / 어두운 곳을 지혜로 밝히는 것은 배려와 위로가 될 것이다.

(리폼드뉴스-이석봉)2017년 1월 2일 어느 초상집에 갔었다. 인간의 관점에서 예수님을 잘 믿은 사람은 아닌 것 같고 교회당을 일년에 한 두 번 왔다 가는 정도의 사람이 교통사고로 급사를 한 것이었다. 불신자나 다름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사자(死者)의 어머니는 권사님이셨다. 담임목사로서 당연히 참석하고 위로해야 되는 관계요 상황이요 현실이었다.

그 권사님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님은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하나님의 일은 사람이 아무도 모릅니다. 이간의 지식이나 경험이나 깨달음으로 전혀 해석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새벽기도에 오시던 권사님이 자동차에 치어 소천하신 장례식도 해보았고요. 그렇게도 헌신적이고 충성스럽던 성도께서 상상이 않되는 일로 소천하신 장례식도 치루어 보았습니다.

장례식을 거행하다 보면 하나님께 따져보고 싶은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장례식도 마찬가지입니다. 귀하신 권사님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이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목사님은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 인간이 무엇으로 주님의 뜻을 알겟습니까? 우리의 지식, 우리의 가치로 탐색하고 판단하고 규정하는 일이 언제나 옳은 것도 아니라는 것도 모르고 살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어리석고 하나님은 지혜로우실 뿐입니다.

다만 간절히 구하옵는 것은 오늘 교통사고로 이 세상을 떠난 형제를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긍휼을 베풀어 주시옵소서. 받아 주시옵소서. 주님의 품안에 안아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옵나이다. 비록 그가 교회당을 자주 드나들지는 못했을지라도 그가 가지고 있는 어느 한 편의 선한 부분을 기억하시고 평안히 쉬게 하여 주시옵소서. 심판 중에라도 긍휼을 베푸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비옵나이다. 아멘.“

필자가 추측하건데, 그 사자(死者)에게는 오직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구원의 도리와 이신칭의(以信稱義)라는 교리의 한계를 벗어날 수밖에는 없을지라도 하나님의 무한한 은혜와 긍휼의 가슴을 향하여 목회자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간구를 토한 것이라고 생각되어진다.

그리고 그 목사님은 사자(死者)의 명패에 <성도 아무개>라고 기록하도록 허락하였다. 이것은 억지요, 불가능한 것이지만, 한 인간이요, 한 목회자로서 이렇게 하나님께 때를 쓰고 투정을 부리는 것은 권사님을 향한 위로와 사자(死者)를 향한 최선의 배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필자가 그런 한 목회자의 고뇌와 목회적 위로를 보면서 그 목회자의 비통함 속에서의 지혜로운 현장 풀이가 밉지 않고 비판의 잣대로 난도질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저 고맙기만 했던 것은 한 인간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성실한 목회자상을 보았기 때문이다.

이석봉 목사 /
목회학박사요 철학박사이며 신학박사이다. 총회신학교와 총회연합신학교에서 학장을 역임했다. 총회신학교(학장/전 국회부의장 황성수 박사, 현 국제대학원대학교)에서 5년, 샌프란시스코 크리스천 유니버시티 하와이 브렌치(학장/티모씨 한 박사)에서 13년, 수원신학교(학장/이근구 박사)에서 10년간 성경원어교수로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가르쳤다. 리폼드뉴스(www.reformednews.co.kr)의 논설위원이며 이석봉 목사 칼럼의 칼럼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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