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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학
[논문] 교회 개혁 원리로서의 “오직 성경으로” 1
김요섭(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역사신학)
기사입력: 2016/09/28 [09:38]  최종편집: 리폼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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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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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김요섭 박사가 「신학지남」에 기고한 논문이다. 저자는 이 글에서 교회의 개혁원리로서 오직 성경이라는 관점에서 성경의 권위, 교회의 권세, 교회 회의 권세를 중심으로 다루었다.


I. 서론: 교리 제정에 대한 교회의 권세의 바른 이해

“성경은 이처럼 하나님에 대한 혼란한 지식을 우리 마음에서 바로잡고 우리의 우둔함을 쫓아 버리며 참 하나님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칼빈의 신학에서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라는 종교개혁의 구호는 성경의 해석과 관련한 해석의 원리일 뿐 아니라 로마 가톨릭의 왜곡을 비판하고 바른 교회 이해를 확립하기 위한 교회 개혁의 원리이다. 칼빈은 특히 이 원칙을 교리 제정과 해석에 있어 성경의 절대적 권위에 대해 상대적이며 파생적인 교회의 권세의 의미와 한계를 명확히 하는 교회 개혁 논의에 적용한다. 칼빈이 보기에 당시 교회의 교리와 예배 그리고 여러 신앙의 실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로마 가톨릭이 교회가 지켜야 할 한계와 목적을 벗어나 그 권세를 남용했기 때문이었다. 칼빈은 이 문제와 관련해 1559년 라틴어판 『기독교강요』 4권에서 8장부터 12장에 걸쳐 입법과 관련한 교회의 권세의 의의와 한계를 논한다.

칼빈은 교리 제정에 있어 교회가 가진 권세와 관련해 중세 후기부터 논란이 되고 있던 교황지상주의자들(Ultramontanists)과 공의회주의자들(Conciliarists) 사이의 논쟁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 논쟁과 관련해 자신의 인문주의자이며 법학자로서 능력을 발휘해 교회의 합법적 입법 절차에 대한 법리 논쟁을 전개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교회가 구속력을 가진 법을 제정하는 데 있어 어떻게 성경의 절대적 권위에 순종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에 집중한다. 칼빈의 일관된 관심은 교회의 권세가 기초로 삼아야 하는 최고권위는 교황이나 보편적 공의회가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점이었다.

본 연구는 교회의 교리 제정 및 해석의 권세와 관련한 칼빈의 종교개혁적이해를 검토하여 그 이해의 근거가 되는 성경관의 교회론적 의미를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본론에서는 『기독교강요』(1559) 4권 8장과 9장의 논의들을 중심으로 칼빈이 어떻게 “오직 성경으로”의 원칙을 교회 개혁을 위해 적용했는지를 분석할 것이다. 이 분석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절대적 권위와 교회의 종말론적 권위를 대조함으로써 교리 제정과 관련한 교회 권세의 남용을 지적하고 바른 교회 권세 이해와 실천을 추구한 칼빈의 신학적 이해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결론에서는 이와 같은 칼빈의 개혁적 교회 권세 이해가 갖는 실천적 의의가 무엇인지 간략히 평가할 것이다.


II. 성경의 권위

1. 핵심 원리: “오직 그리스도만이 교회의 선생이시다.”

『기독교강요』 4권에서 칼빈이 교회의 권세를 논하면서 가장 먼저 8장에서 교리 제정과 해석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당시 로마 가톨릭이 바른 가르침, 즉 “교리”(doctrina)와 관련해 교회의 권세를 남용하면서 심각한 종교(religio)의 문제를 발생시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칼빈은 가장 먼저 교리 제정과 해석에 있어 교회의 권세를 바르게 이해하는 기본적 원칙을 밝힌다. “그런데 교회를 세우는 유일한 방법은 사역자들이 그리스도께서 그 권위를 유지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에게서 받으신 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않아야 한다. 즉 그만이 교회의 선생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칼빈은 교리 제정과 관련해 “오직 그리스도만”(solus Christus) 교회의 머리로서 최고의 권위를 가지셔야만 한다는 종교개혁의 원리를 적용한다. 교회의 유일한 머리이시며 교사이신 그리스도께서는 다른 그 무엇보다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다. 그런 의미에서 성경은 그리스도의 “특별한 학교”이다. 따라서 교회의 모든 가르침과 사역은 “우리의 부패한 판단에서가 아니라 영원한 진리의 법칙”인 성경에 의해서 평가되어야 한다.

칼빈은 교리 제정에 있어 성경이 갖고 있는 절대적 권위를 하나님의 구원의 약속과 성취라는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제시한다. 먼저 구약 시대 모세와 제사장들이 가졌던 권위는 그들 “개인”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위탁하신 “말씀”의 권위였다. 그리고 이렇듯 “개인”이 아닌 “직분”, 정확히 말해 그들의 직분의 내용인 “말씀”이 권위의 근거라는 점은 곧 구약 성경 기록자들의 역할과 권한의 제한을 의미한다. “그들은 주의 말씀 이외 어느 것도 말해서는 안 된다.” 칼빈은 구약 예언자들도 동일한 권한의 근거와 제한이 있었다고 말한다. 말씀을 전한 지도자들뿐 아니라 이에 응답했던 백성들 역시 다만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응답해야 했다. “그리고 듣는 편에서는 하나님의 법에 따라 대답해야 한다고 명백하게 규정되었다.” 그러므로 구약 시대 하나님 백성들은 모두 “말씀”의 절대적인 권세에 순종해야 했었다.

신약시대 사도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보냄을 받은 자”인 사도들은 “마음대로 지껄일 것이 아니라 보내신 이의 명령만을 충실하게 전해야” 하는 사명을 받았다. 사도들에게 사명을 주신 그리스도께서도 친히 자신을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하셨고 그 말씀만을 전하셨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 먼저 실천하시고 그 동일한 원칙을 사도들에게 명령하셨다면 지금 교회 안에서도 하나님의 말씀만이 최고의 권위를 가지시는 것이 당연하다.

2. 성경의 충족성: “그리스도의 교훈은 성경에서 완전히 드러났다.”

칼빈은 기록된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며 충족적인 계시라고 생각했다. 『기독교강요』(1559) 1권은 하나님께서 성경이라는 기록의 방식을 통해 진리를 계시하신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마침내는 진리가 계속적인 교훈을 통해 대대로 이 세상에 영원히 남겨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는 지금까지 족장들에게 맡기셨던 그 말씀을, 말하자면 공적인 기록으로 엮으실 것을 결심하셨다.” 칼빈은 구약의 모세와 선지자, 그리고 신약의 사도들이 기록한 성경이 갖는 최고의 권위는 다름 아닌 하나님께서 공적인 기록으로 계시하신 말씀이라는 사실 때문임을 강조했다.

칼빈은 신구약 성경이 이처럼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이라는 것은 곧 이 기록의 원천이 다름 아닌 하나님의 말씀이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임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옛날 거룩한 분들은 하나님의 아들을 거울로 삼아 그 안에서 하나님을 봄으로써 하나님을 알았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유일한 지혜와 빛과 진리이신 아들을 통하시지 않고서는 어떤 방법으로도 사람들에게 자기를 계시하신 일이 없다는 것이다.” 구약 시대 하나님의 계시 방식이 다양했음에도 불구하고 족장들에게 주신 다양한 전달 방식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권위를 가졌던 것은 그 계시의 원천과 주제가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었다. 구약의 약속은 신약에서 그리스도의 성육신으로 성취되었다. “그러나 드디어 하나님의 지혜가 육신으로 나타나셨을 때, 그는 하늘 아버지에 대해서 사람의 마음이 이해할 수 있는 일과 숙고해야 할 일을 모두 우리에게 밝히 말씀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구원의 역사를 이루시면서 구체적이며 실제적인 “말씀” 위에서 “가시적 교회”를 세우기 원하셨고 이런 뜻에 따라 자신의 말씀을 성경으로 기록하게 하셨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눈에 보이는 교회 세우시기를 기뻐하셔서 말씀을 글로 기록하게 하시고는 제사장들이 백성들에게 가르칠 교훈을 거기서 얻도록 하고 가르치는 교리가 모두 그 표준에 일치하도록 하셨다.” 칼빈은 하나님의 계시의 말씀으로서의 신구약 성경이 갖는 최종적 권위는 결국 성경이 하나님의 약속이며 성취의 주인공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충족적인 계시라는 사실에 기초한다고 주장한다.

성경이 그리스도의 진리를 충족하게 증거한다는 이해는 첫째, 성경이 별도의 증거를 통해 그 신뢰성과 권위를 증명받아야 할 필요를 가지고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성경에 대한 이런 확실성이 인간의 판단보다 더 높고 더 강하지 않는 한 논증으로 성경의 권위를 수호한다든가 교회의 일반적인 동의로 그것을 확립한다든가 혹은 어떤 다른 무엇의 지원을 받아 확증한다는 것은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둘째, 성경의 충족성은 사도들의 기록을 마지막으로 공적인 말씀의 계시가 종결되었음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교훈의 완전성을 만족하게 생각함으로써 그 이상의 것을 스스로 만들어 내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이 조작한 것을 인정하지도 않게 하려는 것이다.” 칼빈은 구약의 기록, 즉 율법도 그 자체로 충족하다고 주장한다. “즉 모든 완전성이 율법에 내포되어 있으므로 유대 사람들은 다른 것을 갈망하지 말라는 것이다.” 당연히 신약 성경은 구약이 약속한 그리스도의 성취에 대한 완전한 기록이므로 충족적이다. 칼빈은 성경의 충족성과 관련해 자신들이 성령의 직접적 인도하심을 받는다고 주장하면서 성경 이상의 진리를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는 자들을 강하게 비판한다. 그들의 주장이 잘못된 것은 무엇보다도 그들이 성령의 임무가 오직 성경이 기록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우리의 마음에 인쳐 주시는 것임을 부인하기 때문이다. “실로 그 영은 자의로 말하지 않는 영으로서 예수님께서 친히 과거에 말씀하신 것들을 저들의 마음속에 넣어 주시며 암시해 주시는 영이다.”

셋째, 성경의 충족성은 교회가 모든 교리와 신앙 문제에 있어 성경의 주제인 예수 그리스도에 집중하며 그에게 모든 주권을 돌려야 함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아들이 말씀하셨으니 사람은 모두 입을 다물어야 한다… 곧 그리스도께서는 자기 위에 다른 사람들이 할 말을 전연 남겨두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칼빈의 구속사적 성경관은 먼저 기록자들이 소유한 권세의 한계를 분명하게 한다.

예언자들이 가르친 교리는 율법에 대한 해석에 불과했으며 앞 일을 예언한 것을 제외하면 새로 첨가한 것은 없었다… 그러므로 율법과 예언서와 시편과 역사들로 구성된 문서는 그 전체가 고대 백성을 위한 하나님의 말씀이었고 교사들과 제사장들은 그리스도께서 오시기까지 이 표준에 일치한 교훈만을 가르쳐야 했다.

또 그의 구속사적인 성경 이해는 오늘날 교회의 모든 가르침 역시 그리스도를 증거할 때에만 정당함을 뜻한다. “그것은 우리를 모든 사람들의 교리에서 끌어내어 아들에게만 데려가시며 구원에 대한 모든 교훈을 오직 아들에게서만 구하고 그만을 의지하며 그에게 붙어 떨어지지 말라고 명령하시는 것과 같다.”

3. 성경의 절대적 권위: “성경이 최종적 표준이다.”

칼빈은 교리의 제정과 해석에 있어 성경의 충족성을 강조하면서 이에 비해 교회의 권세가 갖는 상대적이며 의존적 성격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다음과 같은 원칙을 확고하게 지켜야 한다. 즉 우선은 율법과 예언서 다음에는 사도들의 글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거나 교회 내에서 자리를 내주어서는 안되며, 교회 안에서 인정된 교수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에 있는 지시와 표준을 따르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칼빈은 교회의 교리가 의존적이며 상대적이었음을 성경의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우선 사도들이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인간적인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 성령의 특별한 사역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 일을 할 때에도 주의 지도를 받아야 했으니, 곧 그리스도의 영이 선도자가 되어 그들이 할 말을 어느 정도 불러주신 것이다.” 그리고 성령의 특별한 사역을 통해 신약 성경이 기록되었다는 것은 사도들의 사역이 의존적임을 의미한다. “그들이 생각 없이 만들어낸 것이 아닌 그리스도께서 명령하신 것을 가르치라고 사도들에게 명령하셨을 때, 그리스도께서는 이런 조건으로 그들의 사명을 제한하셨다.” 칼빈이 볼 때 이 제한은 사도들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속박이 아니다. 도리어 이것은 진리를 바르게 기록하고 전할 수 있도록 하신 성령의 인도하심의 약속이다. “그리고 그들이 무지해서 주의[선생의] 입에서 듣고 배운 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진리의 영을 그들에게 약속하시며 모든 일을 올바로 이해하도록 그들을 인도하게 하셨다.”

사도들에게도 부여된 권세의 제한은 당연히 교회의 목사들에게도 적용된다. 목사는 말씀의 사역자로서 영적 권세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 모든 교회 사역의 권세는 반드시 하나님의 말씀에 종속되어야 한다. 더욱이 사도들이 받은 권세에 비해 교회 목회자들의 권세는 더 상대적이며 의존적이다. 왜냐하면 “사도들은 성령의 말씀을 틀림없이 받아썼고 따라서 그들의 글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 받아야 하지만 그 후계자들인 목사들은 “성경에 봉인되어 있는 것을 가르치는 직분만”을 받았기 때문이다. 칼빈은 성경을 기록한 사도들조차도 이미 기록된 말씀을 넘어서지 않았으며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성령께서 특별히 그들이 기록한 신약 성경 저술에 관여하셨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가르침만을 전해야 할 후대의 교회가 얼마나 성경에 충실해야 하는지를 강조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충실한 사역자들로서 새로운 교리를 만들어서는 안되고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이 예외 없이 복종하도록 하신 그 교리를 단단히 붙잡아야 할 뿐이라고 가르친다.” 칼빈은 이상의 논의의 결론으로서 모든 교회가 지켜야 할 보편적 법칙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유의해야 할 보편적 법칙이 있다. 곧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에게서 새로운 교리를 제창할 능력을 박탈하시는 데 이는 거짓말이나 속이는 말씀을 하실 수 없는 진실하신 하나님만이 영적 교리에 있어 우리의 선생이 되고자 하신다는 것이다. 이 법칙은 개개의 신자들뿐만 아니라 교회 전체에 대해서도 적용된다.(계속)

요약정리: 김순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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