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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논설
교회여, 국가권력에 기웃거리지 말라
국가와 교회가 다 사는 길을 택하여 실천하자
기사입력: 2010/05/18 [08:29]  최종편집: 리폼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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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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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헌법 제20조 제1항에서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경우 국교(國敎)는 인정되지 아니하고(헌법 제20조 제2항), 누구든지 종교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11조 제1항).
 
종교의 자유에는 자기가 신봉하는 종교를 선전하고 새로운 신자를 규합하기 위한 선교의 자유가 포함되고 선교의 자유에는 다른 종교를 비판하거나 다른 종교의 신자에 대하여 개종을 권고하는 자유도 포함되는바, 종교적 선전, 타 종교에 대한 비판 등은 동시에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되며,(대법원 2007.2.8. 선고 2006도4486 판결) 이러한 자유는 개별적 또는 집단적 행위를 통하여 실현되기 때문에 그 규범 내용에는 종교적 단체결성의 자유가 내포되어 있기도 하고 종교적 단체의 형태로서 이를 실행하는 것도 보장하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 국가질서를 운영, 유지하기 위해서 헌법은 제37조 제2항에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종교의 자유에 대해 국가가 법률로써 규제를 가할 수 있음도 명시하고 있다.
 
대법원도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정신세계에 기초를 둔 것으로서 인간의 내적자유인 신앙의 자유를 의미하는 한도내에서는 밖으로 표현되지 아니한 양심의 자유에 있어서와 같이 제한할 수 없는 것이지만 그것이 종교적 행위로 표출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대외적 행위의 자유이기 때문에 질서유지를 위하여 당연히 제한을 받아야 하며 공공복리를 위하여서는 법률로서 이를 제한할 수도 있다”고 판시했다(대법원 1995.4.28. 선고 95도250 판결).

기독교의 입장에서 보면 국가나 법이 교회나 종교의 특수성을 전폭적으로 고려하여 세상법의 적용을 자제해 주기를 바라지만 기독교도 역시 국가라는 테두리 안에서 국가의 보호를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소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국가가 법을 만들고 운용함에 있어서 교회와 종교의 특수성을 반영해 주도록 촉구하는 것은 몰라도, 일단은 국가의 법질서를 존중하고 그 범주 안에서 종교활동, 신앙생활을 해야 한다.

종교와 자유와 제한, 교회와 국가와의 관계, 혹은 국가권력과 교회권력과의 관계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들과 이론들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종교의 영역인 교회와 국가의 영역이 있고 이 두 영역은 정교분리의 헌법적 원칙들이 지켜져야 한다는 사실이다.

교회지상주의에 해당된 로마교회는 국가를 교회의 한 국면이라고 보며, 국가는 교회의 일부분이기 때문에, 국가조직은 특수한 종속적인 목적을 위하여 교회 안에 존재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정교분리와 보완주의를 주장하는 개혁교회의 공통된 교리는, 교회와 국가는 다같이 신적 기관이지만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독립되어 있으면서 또한 서로 배타적인 관계가 아닌 보완적인 관계하에 있다고 본다.

교회의 신자는 교회의 회원임과 동시에 국가의 국민이다. 신자는 교회법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의무를 이행함과 동시에 국가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법에 의한 권리와 의무를 불신자인 국민과 똑같이 가지고 있다.

사도 바울은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 권세는 하나님께로 나지 않음이 없나니 모든 권세는 다 하나님이 정하신 바라”고 하였으며, 베드로 사도는 “인간의 모든 제도를 주를 위하여 순종하되 혹은 위에 있는 왕이나 혹은 그가 악행하는 자를 징벌하고 선행하는 자를 포상하기 위하여 보낸 총독에게 하라”(벧전 2:13, 14)고 했다.

칼빈 역시 “지상의 모든 일에 대한 권위가 왕들과 다른 권력자들의 수중에 있는 것은 인간성의 패악성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와 거룩한 명령에서 기인된 일”이라고 하면서 “하나님이 제정하지 않는 권세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간의 불순종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국가라는 제도를 주셨고, 군주들의 권위란 하나님의 섭리하심 속에서 나온 것이므로 관료들을 하나님의 정의를 수행하는 대행자로 여겨 그들에게 복종해야 한다”라고 그의 <기독교 강요>에서 말하고 있다(Ⅳ. 20. 4).

교회 지도자들은 교회권력을 가지고 국가권력과 결탁하면서 자신의 신분상승을 노리려고 해서는 안된다. 국가권력에 기웃거리면서 교회에서 자신의 상승된 신분을 내세워 교회의 교권과 교회권력을 장악하려는 생각이나 그 실천들은 교회를 병들게 하고 타락하게 한다.

국가의 위정자들 중에는 교회에 다니는 신자들도 있다. 그들이 소속된 교회 담임목사에게 국가권력의 달콤한 맛을 줘서도 안되고 행정, 사법권에 청탁을 하게 해서도 안된다. 그것은 곧 둘 다 망하는 지름길이다.

국가 공직자들은 교회 내에서 자신의 몸가짐을 조심해야 하며, 자신의 직위에서 오는 권력의 힘을 과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자신의 직무에서 오는 업무의 비밀을 지켜야 한다. 교회 신자가 국가 공직자라면, 특히 그가 사법권에 종사하고 있다면 물론 그럴 일이야 없겠지만 그 어떠한 청탁도 받아서도 안된다. 하나님 앞에서 악행하는 자를 징벌하여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국가와 교회를 살리는 길이다.

종종 이런 말들을 듣는다. “우리 교회 장로와 집사 가운데는 판검사가 있다”라는 등등의 이야기를 통해서 은근히 겁을 주는 교회 인사들이 있다. 본인이 사역하고 있는 교회에 그런 분들이 있다고 한다면 더 겸손해야 하고 더 법을 지켜야 한다. 그것이 바로 자신이 섬기고 있는 교회의 소속 판검사들을 돕는 일이다. 이런 의미에서 현직 국가 권력 기관의 중요 인사를 교회에 초청하여 강단에 간증자로 내세우는 일은 심사숙고해야 한다. 

선거철이 돌아온다. 교회가 집단적으로, 공개적으로 특정인을 지목하여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 개인적인 정치성향에 따라 개인적으로 정치에 관여하는 일은 말릴 수 없겠지만 교회가 집단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면 안된다. 이는 교회의 불행으로 이어진다. 정치인들도 교회를 자신들의 선거운동에 개입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교회지도자들은 더 이상 국가권력에 기웃거려 권력의 맛을 탐익 할 것이 아니라 바른 선지자적인 사명으로 바른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 그리하여 그들로 하여금 권력을 바르게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소재열 목사 / 한국교회법연구소장,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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