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현장은 복음의 역동성과 신학의 본질에서 멀어져 가고

고 한기승 목사 1주기 추모 학술 세미나와 서울지역노회협의회 드림 컨퍼런스를 다녀와서

소재열 | 기사입력 2026/05/19 [08:48]

교단 현장은 복음의 역동성과 신학의 본질에서 멀어져 가고

고 한기승 목사 1주기 추모 학술 세미나와 서울지역노회협의회 드림 컨퍼런스를 다녀와서

소재열 | 입력 : 2026/05/19 [08:48]

▲     ©리폼드뉴스

  

(리폼드뉴스) 필자는 25년 전 전남 나주 남평교회에 부임해 담임목사로 사역한 바 있다. 최근 남평교회 헌신예배 초청을 받아 설교를 마치고 새벽 1시경 귀가했다. 짧게 눈을 붙인 뒤 대전에서 열린 고 한기승 목사 1주기 추모 학술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다시 대전으로 길을 나섰다. 이번 세미나는 GM 선교회 주관으로 진행됐다.

 

고 한기승 목사는 구개혁 측 목회자로 사역하다가 2005년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측과 구개혁 측이 합병하는 과정에서 필자와 본격적으로 교류하게 된 인물이다.

 

필자는 2005년 합병 직전인 7월에, 합동 측 전국장로회연합회 여름수련회 강사로 참석하면서 당시 교단 지도자들과 합병 문제를 두고 많은 대화와 논의를 나눴다. 이후 대전중앙교회에서 열린 제90회 총회 현장에서 역사적인 합병 과정을 직접 목격했다. 양측을 오가며 취재하며 많은 사진 자료를 남겼다.

 

당시 본당에서는 합동 측 총회가 개회됐고, 교육관에서는 구 개혁 측 총회가 각각 진행됐다. 양측은 각각 합병을 결의한 뒤 하나의 총회로 조직됐다. 바로 그 시기 필자는 한기승 목사를 소개받았다. 그리고 합동 측 임원들에게 한기승 목사를 소개한 일을 추억해 본다.

 

이후 필자와 한기승 목사는 교단의 아픔과 현실을 놓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조선대학교에서 상법 전공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필자는 민법 전공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아 조선대학교 동문이 됐다. 같은 법학의 학자로서 교단과 교회 현실에 대한 고민을 자주 나누곤 했다.

 

특히 필자의 기억 속에 가장 강하게 남아 있는 한기승 목사의 말은 교권이 무너지면 신학도 무너진다라는 말이었다. 실제로 오늘날 교단 현실을 보면 그 말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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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호남 지역 교회사와 신학 정체성에 관해 오랫동안 연구해 왔으며, 관련 학위논문도 발표했다. 그런 점에서 호남 지역에서 한기승 목사가 감당했던 역할과 영향력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한기승 목사는 부총회장 출마를 통해 교단을 위한 뜻을 이루고자 했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번 추도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과거 그와 나누었던 수많은 대화와 고민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세미나를 마친 뒤 필자는 곧바로 경기도 양평으로 이동해 서울지역노회협의회가 주관한 제5회 드림 컨퍼런스와 정기총회 현장을 찾았다. 필자가 소속한 노회가 이 협의회에 가입되어 있다.

 

서울 지역 23개 노회가 함께 참여한 이번 행사에 참석하며 필자는 다시 한번 교단 산하 협의회들의 역할과 방향성을 생각하게 됐다. 교단 산하의 여러 협의회는 단순한 친목 단체가 아니라 교단의 정체성과 개혁신학의 방향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행사의 강사 선정과 순서, 프로그램 전체 역시 개혁주의 신학을 실천하고 구현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때때로 그렇지 못한 모습도 보게 된다. 말로는 언제나 개혁신학을 부르짖는다. 개혁신학을 부르짖음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려고 하지만 이는 구호일 뿐인 경우가 많다.

 

이번 서울지역노회협의회의 재정보고를 보니 연간 약 22천만 원 규모의 예산이 집행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재정이 사용되는 만큼 단순히 각종 행사 비용, 선물과 이벤트 중심의 행사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교단의 신학적 정체성과 교회의 본질을 고민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교단과 한국교회가 겪는 아픔이 무엇인지, 정치적인 교권주의자의 함정은 무엇인지, 왜 교회가 힘을 잃어가고 있는지, 어떻게 복음의 본질을 회복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이 더 많아져야 한다.

 

현재 총신대 신대원 제84회 출신 목회자들이 교단의 중심 세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서울지역노회협의회 대표회장 방성일 목사를 비롯해 현 총회 임원 중에 2, 111회 총회에 출마한 2명의 주요 인사들이 84회 출신이다. 이제 이 세대가 교단의 미래를 이끌 중요한 위치에 서 있다고 본다.

 

그러나 동시에 필자는 오늘날 교단 강단의 설교가 과연 개혁주의 신학의 깊이와 복음의 역동성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필자는 취재차 여러 행사 설교를 들으며 느끼는 것은 강단의 설교가 20~30년 전으로 오히려 후퇴한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다. 개혁신학이 강조해 온 하나님 말씀의 능력과 복음의 역동성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강단의 설교가 힘을 잃으면 교회는 결국 피폐해지고 분쟁과 갈등만 남게 된다. 필자는 총신대학교 교수들의 논문과 저서, 설교학 연구들을 꾸준히 접하고 있다. 만일 목회자들이 한 번이라도 그러한 연구 성과물을 진지하게 읽고 고민했다면 오늘날 강단의 모습도 훨씬 달라졌으리라 생각한다. 개별교회에서 목회자의 도서비는 어디에 사용하며 어떤 책을 구입하고 있는지 그 목록도 교회에 보고하면 어떨까?

 

목회자는 단순한 행사 진행자가 아니라 복음의 역동성을 선포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단 역시 정치 논리보다 신학과 복음의 본질을 우선해야 한다.

 

최근 총회 안에서 벌어진 여러 논란과 법적 다툼을 보면서도 필자는 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가장 기본적인 회의 절차와 신학적 원칙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정치가 신학을 압도하고 교권 논리가 교단 정체성을 흔드는 모습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교단과 교회가 살길은 분명하다. 목회자들이 다시 말씀으로 돌아가야 한다. 설교자들이 교단을 대표한다는 책임감으로 강단에 서야 한다. 그리고 2천 년 동안 교회가 고민해 온 복음의 본질과 하나님의 말씀을 깊이 있게 선포해야 한다.

 

행사 때마다 꽃다발과 선물, 축하와 친교만 반복하는 것이 교회의 본질은 아니다. 교회를 살리는 힘은 언제나 복음의 생명력 있는 말씀 선포에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다시 기억해야 한다. 이제 경품 추첨이나 꽃다발 전달 같은 것은 생략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의식과 개념으로는 치열한 현대 교회의 정체성을 지켜낼 수 없다. 

 

서울지역노회협의회에서도 출마자들이 자신을 알리기에 바빴다. 총회 선출직 후보들은 상대방을 죽여야 내가 산다는 약육강식 원리의 비정함을 버려야 한다. 착한 사람이 당선된다는 말을 빈 말로 듣지 말아야 한다.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섬기는 자, 장치 교권에 함몰되지 않는 그리스도교의 지도자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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