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잠언의 해석학적 렌즈로 본 잠언 12장 연구(4)

김희석(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신학)

김순정 | 기사입력 2020/12/05 [18:10]

[논문] 잠언의 해석학적 렌즈로 본 잠언 12장 연구(4)

김희석(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신학)

김순정 | 입력 : 2020/12/05 [18:10]

 

 

이 논문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구약신학교수인 김희석 박사가 신학지남에 기고한 글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잠언의 해석학적인 렌즈를 가지고 12장을 연구하였다.

 

12-13: 의로운 삶과 악한 삶

12-13절은 4절 이후의 흐름을 마무리하는데, ‘의로움의 주제를 사용하여 의로운 삶과 악한 삶을 선명하게 대조시킨다. 12절은 악인은 악한 자들의 그물을 탐하지만, 의인의 뿌리는 열매를 맺는다라고 말한다. 상반절은 악인이 악한 자들의 그물을 탐한다고 말하면서 결국 악인은 아무 것도 진정으로 얻게 되지 못함을 설명한다. 12절 하반절은 의인의 뿌리에 대해서 언급하는데, 의인의 뿌리의 원문인 쉐레쉬 짜디킴12장의 서론의 결론부인 3절 하반절에 나왔던 표현이다.

 

3절에서는 의인의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12절 하반절에서는 의인의 뿌리는 열매를 맺는다라고 말한다. 12절은 의인과 악인의 삶의 결과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선 8-11절이 지혜/의로움과 미련/악함의 결과에 대해서 말한 것과 동일한 논의를 12-13절이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13절 역시 의로움과 악함을 대조시킨다. 13절 상반절은 악한 덫은 입술의 죄에 있다라고 말하여 언어생활에 대한 주제를 언급한다.

 

이 언어생활에 대한 주제는 6절 및 13절에서 언급되어 다음 문단인 본론 II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게 된다. 13절 상반절은 다음 문단을 위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13절 하반절은 본론 I을 총체적으로 요약하기 위해 의인은 재앙으로부터 벗어나게 됨을 말한다. 의로운 삶의 결과는 재앙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 즉 잘못됨이나 해악 등의 결과가 아닌 좋은 결실을 얻게 되는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이처럼 12-13절은 본론 I의 결론부로서 의로운 삶과 악한 삶을 대조시키면서, 그 삶의 결과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소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본론 I은 지혜의 주제를 나타나는 현숙한 여인의 이야기로 시작하여(4), 의로움과 악함의 주제(5-7), 풍족함과 부족함의 주제(8-11)를 거쳐, 의로움과 악함의 대조(12-13)로 종결된다. 우리는 여기서 네 가지 함의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첫째, 본문의 흐름 안에는 지혜의 주제와 의로움의 주제가 함께 연결되어 있다. 지혜(4)-의로움(5-7)-풍족함(8-11)-의로움(12-13)의 흐름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둘째, 풍족함과 부족함을 다루는 8-11절에는 지혜와 의로움의 주제가 함께 통전적으로 어우러져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러한 사실은 지혜와 의로움이 함께 연결되어 통전적으로 이해되어야 함을, 다시 말해 지혜의 삶이 의로운 삶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셋째, 참된 풍족함이란 단순한 삶의 물질적 모습 정도가 아니라, 지혜로부터 발생하게 되는 삶 전체의 풍족함임을 기억해야 한다. 넷째, 본론 I에는 이런 흐름 가운데 언어생활에 대한 언급들이 등장하였다. 6절에 악인과 바른 자의 언어생활에 대한 대조가 나타났고, 13절 상반절에는 악한 덫은 입술의 죄에 그 본질이 있음이 제시되었다. 이러한 언어생활에 대한 주제는 본론 II에서 본격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3) 본론 II (14-23): 의로운 삶과 지혜로운 삶 II

 

14: 참된 만족함과 언어생활

14절의 내용은 사람은 자기 입술의 열매로 인해 풍족하게 만족하게 되고, 자신의 손의 수고가 그에게로 돌아가게 된다이다. 상반절은 바른 언어생활로 인해서 풍족함이 오게 된다고 말하여, 앞선 본론 I에 나타난 만족함 및 언어생활의 주제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본론 I과 본론 II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반절은 자신이 일한 것을 그대로 받게 된다고 말하여 상반절의 내용을 보다 넓게 일반화한다. 14절은 12장의 흐름에서 매우 특별한데, 상반절과 하반절이 대조되지 않기 때문이다.

 

12장에서 반어법의 흐름이 끊기는 두 번째 경우이다(9, 14). 9절의 경우는 비교 잠언으로, 반어적 대조는 아닐지라도 상반절과 하반절이 비교되어 사실상 대조되었다. 하지만 14절은 상반절과 하반절이 사실상 같은 것을 말하는 유사평행법을 사용하여 대조적인 형태를 전혀 드러내지 않기에 12장의 흐름에서 매우 특별하다. 14절은 언어생활 및 손의 수고라는 주제를 통해서, 자신이 선택한 삶의 모습이 자신의 삶의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15절 이후에는 지혜의 주제 및 언어생활의 주제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되는데, 이에 앞서 14절은 바른 선택이 바른 결과를 낳는다라는 점을 강조하여 15절 이하의 본문 해석을 위한 기초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다.

 

15-19: 지혜로움과 언어생활

15-19절은 잠언 12장에서 지혜의 주제가 가장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다. 그 첫부분인 15절과 16절은 미련함과 지혜를 직접적으로 대조시킨다. 먼저 15절은 지혜로움과 미련함의 일반적인 이야기를 제시하는데, ‘미련한 자의 길이 자기 눈에 올바르겠으나, 조언을 듣는 자가 지혜롭다라는 내용이다. 지혜자는 자기 스스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잠언 1-9장의 해석학적 함의의 관점에서 보자면, 여호와를 경외하는 사람은 여호와 경외를 자신의 삶의 선택의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여호와 하나님의 조언을 듣고 판단한다.

 

그렇다면 15절이 잠언 12장에서 가지는 흐름의 함의는 무엇인가? 이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16절을 계속해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16절은 지혜로움과 미련함의 주제를 분노/수치를 드러내느냐 숨기느냐의 문제로 구체화한다. 미련한 자는 분노를 드러내지만, 슬기로운 자는 수치를 숨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드러내고 숨기는 것은 어떤 방식으로 실천되는가? 필자는 그 부분이 17절로 연결되어 설명된다고 본다.

 

17절 상반절은 그는 진실을 내뱉고 의를 고한다라고 설명한다. 사실 17절 상반절은 주어를 특정화하지 않고 있어서 누가 동사의 주어인지 알기 어렵다. ‘진실을 내뱉는 자는 의를 고한다라고 번역할 수는 있는 가능성이 없지는 않지만, 본문의 두 동사가 모두 미완료형이라는 사실로 판단해보면, 오히려 17절 상반절의 주어는 16절 하반절의 주어인 슬기로운 자로 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즉 슬기운 자는 수치를 숨기고, 진실과 의로움을 내뱉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게 되면, 15절부터 시작된 지혜로움과 미련함의 주제는 17절에 이르러서 언어생활의 주제로 이어지게 된다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17절 하반절이 거짓 증인은 속임수를 내뱉고 고한다로 번역된다는 점은 이런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지혜로운 자는 조언을 들으며, 수치를 숨기고, 진실과 의를 말한는 것이다. 여기서 17절에 의로움이 언급되었음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15-19절은 의로움/악함의 주제는 17절 상반절에 한번 언급이 되는데, 바로 의로운 말인 것이다.

 

18-19절은 17절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 언어생활에 대한 주제를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간다. 18절은 칼로 찌르는 것처럼 말하는 자가 있으나, 지혜자의 혀는 치유한다라고 말함으로써, 언어생활을 어떻게 하느냐가 곧 지혜로움과 미련함이 일상생활에 투영되는 결과임을 설명한다. 지혜자의 혀는 진실과 의로움을 말하기에, 사람을 치유한다는 것이다. 19절은 진실된 입술은 영원히 세워지겠으나, 거짓된 혀는 잠시 동안일 뿐임을 제시한다. 19절 자체에는 의로움/악함의 주제나 지혜/미련함의 주제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17-18절로 이어져온 흐름을 생각한다면, 여기서 말하는 진실된 입술이란 지혜자의 입술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계속)

 

요약정리: 김순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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