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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잠언의 해석학적 렌즈로 본 잠언 12장 연구(2)

김희석(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신학)

김순정 | 기사입력 2020/11/21 [17:20]

[논문] 잠언의 해석학적 렌즈로 본 잠언 12장 연구(2)

김희석(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구약신학)

김순정 | 입력 : 2020/11/21 [17:20]

  

 

▲ 김희석 박사     ©리폼드뉴스

이 논문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구약신학교수인 김희석 박사가 신학지남에 기고한 글이다. 이 글에서 저자는 잠언의 해석학적인 렌즈를 가지고 12장을 연구하였다.

  

2. 본문의 거시적 구조

 

필자의 분석에 따르면 잠언 12장의 구조는 아래와 같이 이해될 수 있다.

서론 (1-3): 지혜, 여호와, 의로움의 3중 구조

본론 I (4-13): 의로운 삶과 지혜로운 삶 I

본론 II (14-23): 의로운 삶과 지혜로운 삶 II

본론 III (24-27): 의로운 삶과 지혜로운 삶 III

결론 (28): 의로운 삶의 길

 

12장의 구조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나는 특징은 지혜의 주제와 의로움의 주제를 연결시키되, 지혜로부터 출발하여 의로움으로 연결시킨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점은 12장을 시작하는 렌즈와도 같은 1-3절에서 잘 드러나며, 본론 I (4-13), 본론 II (14-23), 본론 III (24-27)에서 더 세밀하게 서술되고, 결론 (28)에서 정리된다. 본론 I, 본론 II, 본론 III을 나누는 특별한 구조가 12장 자체에서 발견되지는 않는다고 여겨지는데, 그렇지만 각 본론이 가지고 있는 주요 주제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구조를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본론 I은 지혜로운 여인으로부터 주제가 시작되어, 여러 상황 속에서 의인과 악인의 대조를 설명하는 방향으로 흐름을 진전시키며, 풍요함과 부족함이라는 일상의 주제와 연결시킨다. 본론 II를 시작하는 14절은 반의평행법을 제시하지 않는데, 이는 12장의 맥락에서 매우 특별하게 생각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14절이 12장의 흐름에 기여하는 바를 고려해야 하며, 이 사실이 14절부터 새로운 단락이 시작된다는 사실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본론 II 역시 의인과 악인의 주제를 지혜와 미련함의 대조와 연결시키며, 또한 언어생활이라는 일상의 주제에 적용한다. 본론 III은 부지런함과 게으름을 대조시키는 구절들로 묶여 있으므로 독립된 하나의 문단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다. 본론 III은 지혜와 미련의 주제는 드러내지 않고 의인의 주제만 드러내기에 독특한 해석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지혜와 연관된 지점이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필자가 잠언 10장 및 11장의 선행연구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의로움의 주제와 지혜의 주제를 연결시키는 흐름은 잠언 전체의 해석학적인 틀과 깊이 연결되어 있다. 잠언 1-9장은 지혜와 우매를 대조시키면서, 여호와를 경외함으로써 지혜를 얻고 우매를 거절해야 함을 가르쳐준다. 1-9장에서는 의로움과 악함의 대조는 가끔씩만 등장한다. 이에 반해, 10-15장은 의로움과 악함의 대조를 매우 뚜렷하게 설정하고 있다. 필자는 잠언 1-9장이 제시하는 지혜와 우매의 대조가 10장부터 등장하는 의인과 악인의 대조를 향한 해석학적인 기초가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12장의 본문을 살펴보면서, 과연 이러한 해석학적 연결고리들이 12장에도 등장하는지, 또한 그렇다면 어떠한 방식과 어떠한 메시지로 그러한 연결점들이 형성되어 있는지를 연구해보도록 하자. 12장 본문의 내용들을 차례로 살펴보면서, 문맥의 흐름이 있다면 함께 고찰하고, 주제 및 어휘가 잠언 1-9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경우 그 연결성도 동시에 통전적으로 고려하도록 할 것이다.

 

3. 본문 해석

 

1) 서론 (1-3): 지혜, 여호와, 의로움의 3중 구조

 

1절은 훈계를 사랑하고 꾸짖음을 미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언급한다. 특별히 지식이 언급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식은 잠언 1-9장에서 사실상 지혜의 유사어휘로 사용되고 있는 단어이다. 1절은 지혜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지혜를 사랑하는 삶이 요구된다는 사실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1절이 보여주는 지혜의 필요성2절에서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언급으로 이어진다. 2절 상반절은 선한 사람은 여호와께로부터 은총을 받는다고 언급한다. 여기에서 여호와 하나님이 언급되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개별잠언들이 모인 본문에서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언급이 매번 등장하지는 않기에, 여호와에 대한 언급은 문맥의 흐름에 있어서 요긴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2절 하반절에 나타나는 야르쉬아라는 단어는 라샤동사의 히필 3인칭 형태이데, 번역부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호와를 주어로 해석하여 그가 저주하신다로 번역할 수도 있지만, ‘꾀를 부리는 사람을 주어로 하여 그가 스스로의 삶을 악하게 만든다로 번역할 수도 있다. 필자는 후자의 번역을 취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2절의 의미는 선한 사람은 여호와께로부터 은총을 받지만, 꾀를 부리는 사람은 스스로 악한 삶에 이르게 되고 만다로 이해되는 것이 유익하다. ‘저주라는 의미보다 악함이라는 상태를 뜻하는 말로 번역하여, 3절에 나타나는 악함과의 연결고리를 분명히 드러내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3절 상반절에는 랴샤의 명사형태인 레샤가 나타나는데, ‘사람이 악으로 인해 굳게 서지 못하게 된다라고 말한다. 2절 하반절과 연결해 보면, 꾀를 부리는 자는 결국 악한 삶에 정착하게 되고, 결국 그 악함

 

으로 인해 굳게 서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의 흐름이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3절 하반절에는 의인을 뜻하는 짜디킴이 등장한다. 의인의 뿌리는 흔들리지 않는다고 1-3절의 결론이 맺어지는 것이다. 1-3절의 흐름을 정리해보면, 1절은 지혜/지식의 삶이 꼭 필요함을 언급하고, 2절은 그러한 지식의 삶을 살 때 여호와로부터 은총을 얻게 되지만 사람의 꾀를 따르게 되면 악한 삶에 정착하게 될 뿐임을 말함으로써, 그 악으로 인해 결국 든든히 서지 못하는 인생이 되고 만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3절 하반절은 사실상의 소결론이다. 여기서 의인이란 1절에서 말한대로 지혜를 사랑하여 추구하고, 2절이 말한대로 여호와께로부터 은총을 받아, 3절 하반절이 말하는대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게 된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결국 1-3절은 우리가 지혜를 사랑하고 추구하여 여호와께 은총을 받아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하며, 그런 사람이 바로 의인인 것을 알려준다. 지혜로부터 출발하여,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로, 의인의 삶에 이르게 되는 순서를 차근히 잘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혜로부터 의로움에 이르게 되는이러한 패턴이 12장에 어떻게 나타나게 될지 본문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계속)

 

요약정리: 김순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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