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개혁주의 인간론에 관한 연구 -총체적 복음의 관점에서-(1)

김광열(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김순정 | 기사입력 2020/09/05 [20:06]

[논문] 개혁주의 인간론에 관한 연구 -총체적 복음의 관점에서-(1)

김광열(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조직신학)

김순정 | 입력 : 2020/09/05 [20:06]

▲ 김광열 교수

본 논문은 총신대 신학대학원의 김광열 교수가 신학지남에 기고한 글이다. 저자는 이 글에서 인간론에 대한 성경적 이해, 개혁주의적 이해를 총체적 복음의 관점에서 제시하고 있다.

 

서론: 개혁주의 인간론에 대한 오해

 

성경이 말하는 인간에 대한 이해는 3단계로 나누어서 제시된다. , 에덴동산에서 범죄 이전에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고 살았던 최초의 인간, 아담의 범죄 이후로 죄의 영향 아래에서 살아가는 타락한 인간, 그리고 예수님의 복음의 능력 안에서 회복된 삶을 살아가는 인간으로 구분되어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칼빈주의 혹은 개혁신학에 대해 주어졌던 비난들 중의 하나는 두 번째 단계에 속하는 인간에 대한 원죄교리나 전적부패에 관한 가르침 때문에, 신자들로 하여금 긍정적이고 건전한 자아상을 갖지 못하게 만든다는 지적이었다.

 

그러한 오해의 원인을 우리는 전통적인 조직신학의 인간론 논의 속에서는 3번째 단계에서의 인간에 대한 논의가 희박하게 제시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조직신학 논의의 일반적인 전개방식은 기독론이나 구원론 이전에 인간론이 제시되는 순서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독론과 구원론에서 설명되는 회복된 인간에 대한 긍정적인 가르침들이 제시되기 전에, 즉 예수님의 구속사역과 그 구속적용에 대한 가르침들이 담고 있는 구원 역사의 긍정적인 메시지가 제시되기 전에 인간론 논의가 끝나게 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인간론에서 취급되기도 하는 은혜언약의 주제 아래서 어느 정도 희망적인 미래의 전망을 들어볼 수는 있겠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기초 위에서 주어지는 구원론적 회복에 관한 구체적인 의미들이 충분하게 제시되기 전이므로 그러한 인간론 논의 안에는 3번째 단계에서 제시되는 희망적인 인간이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포함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모든 조직신학적 논의들에서와 마찬가지로, 인간론 논의 속에서도 우리는 그 주제와 관련된 성경의 모든 내용들을 온전히 드러내주어야 한다. , 두 번째 단계에서 제시되는 죄인된 인간의 타락과 부패의 심각성에 대한 설명도 간과해서는 안 되겠으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서 주어지는 변화된,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회복된 인간존재에 대한 설명들도 충분히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성경에서 말해주는 인간의 모습을 첫째 단계와 둘째 단계까지로만 설명한다면 당연히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인 인간으로만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성경이 제시하는 인간의 모습은 셋째 단계에서의 인간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물론, 아담의 범죄가 오늘의 인류의 존재에 미친 영향, 그리고 그로 말미암아 인간이 지니게 된 부패와 타락의 심각성에 대한 강조가 성경 안에 있는 것이 사실이며 그것은 개혁신학의 중요한 가르침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러한 성경의 설명을 간과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지만, 동시에 그리스도의 은총 안에서 그러한 비관적인 상태를 극복하고 살아가게 된 희망적인 인간에 대한 설명이 균형있게 제시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방향에서 불균형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

 

성경의 최종적인 의도는 결코 죄 중에 빠져있는 인류의 모습만을 묘사하여 절망에 빠지게 하는데 있지 않다. 오히려, 그러한 모습에 대한 올바른 이해 속에서 자신의 절망적인 상황을 분명히 깨달은 후에 은혜 안에 거하는 존재로서 나아오도록 하는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고 하겠다. 바울의 복음서라고 말할 수 있는 로마서의 흐름도 인류의 죄인됨을 가르치는 320절까지의 내용에서 끝나지 않고, 4장 이후로 이어지는 내용들 속에서 구속함을 받은 회복된 인류에 대한 모습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중생을 경험하고 새 생명을 소유한 이후에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 속에서 회복된 삶을 살아가는 희망찬 인간 존재에 대한 설명이 함께 균형있게 제시되어야 한다.

 

원죄의 영향 아래에 놓여있는 죄악된 인간의 비참한 상태에 대한 지적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구속사의 새로운 국면, 즉 새로이 도래한 하나님 나라의 통치 안에서 살아가는 희망적이며 긍정적인 인간관에 대한 논의를 함께 드러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럼으로서 앞에서 지적되었던, 칼빈주의자들에게 주어졌던 비난, 즉 전적 부패에 대한 강조 때문에 신자들로 하여금 긍정적이고 건정한 자아상을 갖지 못하도록 했다는 오해도 해소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개혁신학의 인간론에 대해 논의하되, 기존의 방식을 따라서 첫째 단계와 둘째 단계에 대한 설명도 포함하겠지만 그 부분에 대한 내용들은 간략히 고찰하고,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회복된 인간을 제시해주는 셋째 단계의 인간에 대한 개혁신학의 가르침을 더 중점적으로 설명하려한다. 다시 말하면, 기존의 Loci 전개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기독론과 구원론의 빛 아래에서 바라본 인간이해를 더욱 드러내주려 한다.

 

특히, 셋째 단계의 인간이해에 있어서는 총체적 복음으로 이해되는 총체적 성화의 관점을 적극적으로 제시하려 한다. 그렇게 함으로서, 개혁신학의 인간론이 제시하는 긍적적인 인간이해를 균형있게 드러내줄 뿐만 아니라, 전인건강학회가 추구하는 전인 건강과 전인 목회를 위한 성경적(개혁신학적) 논의들을 위한 신학적 기초들을 확립하는 데에도 일조할 수 있는 연구가 될 것을 기대해본다.

 

1. 타락 전 최초의 인간에 대한 이해

 

먼저, 성경이 말해주는 첫 단계의 인간은 에덴 동산에서 아담이 타락하기 이전에 인간의 모습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그 곳에서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다고 말해준다.(1:26-27) 그런데, 개혁신학의 하나님의 형상이해는 루터교의 관점이나 로마 카톨릭의 관점과 다른 이해를 갖고 있다. 아담의 타락 이후로 인간에게 있던 하나님의 형상은 왜곡된 상태로 전락되었으나 아주 소멸된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루터교의 형상론이 타락 후에는 하나님의 형상을 완전히 소실한 것으로 보는 반면에, 개혁신학은 창9:6이나 약3:9 등의 말씀들을 근거로 인간은 아담의 타락 후에도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로서 살아간다고 가르친다.

 

개혁신학의 가르침은 또한 카톨릭의 형상론과도 구별된다. 개혁신학의 관점은 카톨릭과 함께- 타락 후에도 하나님의 형상이 남아있음을 말한다는 점에서 루터교의 입장과 구별되지만, 카톨릭 신학에서는 하나님의 형상의 의미와 하나님의 모양의 의미를 구분하여 설명한다. 아담의 타락의 결과로서 하나님의 초자연적 은사(모양)은 상실되었으나, 하나님의 형상 부분은 아무런 죄의 영향 없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다고 주장함으로서, 타락 후에 훼손된 하나님의 형상을 지니게 된다는 개혁신학의 관점과 다른 입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개혁신학의 형상론은 하나님의 피조물들인 인간들이 아담의 타락 이후에도 비록 훼손된 상태이긴 하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을 지닌 존재들이라고 가르친다. 따라서 인종이나 문화, 사회적 계급이나 성별, 연령에 관계없이 모두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받고, 또 그렇게 대우받아야할 가치를 지닌 존재들이라고 보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인간을 하나님보다 더 근본적인 원리로 간주하며, 타락이후에 죄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세속적 휴머니즘은 거부되어야 하지만,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존중되어야 하며 그 존엄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는 기독교 휴머니즘은 그 정당성이 인정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인류창조와 타락, 그리고 예수님의 구원사역이라는 기본적인 성경적 세계관의 관점을 떠나서 세속적 휴머니즘으로 추구되는 단순한 세속적 인간화”(humanization)의 선교사역 혹은 인권운동들은 거부되어야 하지만, 성경적 가르침의 세계관 속에서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그에 따른 인간의 기본권 회복을 위한 노력들은 -개혁신학 인간론의 관점에서- 그 중요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인간론 논의에서 또 하나의 주요한 주제는 인간의 구성요소에 관한 논의이다. 개혁신학은 전인으로서의 인간을 가르친다. 헬라의 영육이원론에 근거한 삼분설적 가르침은 성경적 관점이 아니라고 본다. 그것은 인간을 영과 혼과 육으로 분리될 수 있는 요소들의 집합체로서 설명하지만, 성경은 인간을 하나의 전인적인 통일체로서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범죄할때, 그의 영혼만 범죄한다거나 혹은 육체만 범죄하는 것이 아니고 영혼과 육체를 포함한 전인격체가 하나님 앞에서 범죄하는 것이며, 그가 구원받을 때에도 그의 영혼만 구원받는 것이 아니고 육체를 포함한 전인적인 구원이 주어지는 것으로 봐야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인간의 영적인 일들에만 관심하신다거나 혹은 정신적이고 영적인 차원의 일들은 거룩한 하나님의 일들이고 육신의 일들이나 물질적인 생활은 세속적이고 죄악된 일들이라고 구분하는 헬라의 영육이원론은 개혁신학의 인간관이 아닌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들을 어둠의 권세에서 이끌어내어 하늘나라 백성으로 삼으실 때 그들의 영혼만을 빼내어오시는 것이 아니라, 그의 영혼과 함께 육신을 포함한 전인의 회복과 전인적 구원을 이루어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계속)

 

요약정리: 김순정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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