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의 정교분리론(4)

김순정 | 기사입력 2020/02/01 [19:10]

칼빈의 정교분리론(4)

김순정 | 입력 : 2020/02/01 [19:10]

 

7. 정부의 과세권

 

칼빈은 “군주들 편에서도 그들의 수입은 개인 재산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재산이라는 것과 그것을 낭비하거나 약탈하면 반드시 분명한 불의가 된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요망했다. 참으로 이런 것들은 거의가 국민의 고혈이므로 아끼지 않는 것은 극도의 잔혹 행위가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들이 부과하는 각종 조세는 필요한 공공의 재원에 불과하며 이유 없는 과세는 전제적 착취라는 것을 그들은 숙고해야 한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13).

 

집권자들이 국민에게 세금을 걷는 이유는 잘못된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을 거두어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집권자들은 국민들의 돈을 가지고 자신들의 배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되고 만다. 이것은 하나님의 공의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국가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집권자들은 이것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집권자들이 이를 분명하게 알고 낭비와 사치를 조심한다면 그것은 국가에도 유익이 된다. 칼빈은 “그들은 무엇을 하든지 하나님 앞에서 깨끗한 양심으로 하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 그러므로 불경건한 자신감으로 인해 하나님의 불쾌감을 사게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슨 일에서든지 합당한 한도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13).

 

8. 그리스도인의 법정 이용에 대하여

 

칼빈은 “그리스도인은 법정을 이용해도 좋으나 증오심과 복수심은 품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17). 이 말은 그리스도인들이 법정을 자유롭게 누구나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서도 이용하라는 말은 아니다. 교회 안에도 내규가 있고 교회법이 엄연히 존재한다. 그러므로 교회법으로 재판하고 정의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칼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교회법을 무시하고 무조건 모든 사안이든지 세상 법정을 이용하라는 말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고 넘어가야 한다.

 

그리스도인들 중에 집권자가 무용지물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들을 염두하고 이런 내용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도 하나님께서 세우신 바이고 그들을 통해 하나님은 일을 하신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그들도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칼빈은 바울의 말을 인용한다. “바울은 분명히 여기에 반대하여 관원들은 우리의 유익을 위한 하나님의 사자라고 단언한다(롬 13:4). 사도의 뜻은 하나님께서 집권자를 임명하셨다는 것이며 또 우리가 집권자의 도움과 지지를 받아 악인들의 악행과 불의의 희생이 되지 않고 고요하고 평안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셨다는 것이다”라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17).

 

그러므로 칼빈은 집권자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경건에 위반되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17). 그러나 칼빈은 여기서 두 가지 사람들을 언급한다. “소송광이라 할 만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싸우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소송을 해도 무서운 증오심과 맹렬한 복수님으로 날뛰며 고집과 앙심으로 상대들을 파멸에 몰아넣기까지 한다. 그리고 부정을 행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법적 절차를 밟는다는 구실로 하여 그런 악행을 변호한다. 그러나 형제를 상대로 법에 호소하는 것이 허락된다고 해서 그 형제를 미워하거나 또는 해하겠다는 무모한 욕망에 사로잡히거나 또는 무자비하게 괴롭혀도 좋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17).

 

즉 칼빈은 그리스도인도 얼마든지 세상 법정을 이용할 수 있고 억울함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관도 하나님께서 만드신 기관이고, 하나님은 이 기관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나가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기관을 통해서 자기 이익과 권력을 누리기 위한 방편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 자기의 이익을 챙기고 상대를 무너뜨리고자 하는 악행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는 것이다.

 

칼빈은 그리스도인이 소송하는 동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그러므로 이런 사람들은 소송을 바르게 이용하는 때에 한해서 그것이 허용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원고의 시고와 피고의 변호를 위해 소송을 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 즉 피고가 지정된 날에 출정해 될 수 있으면 이의를 제출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변명하며 자기의 당연한 권리에 속하는 것만 옹호하려고 할 때 그는 소상을 바르게 이용하는 것이 된다. 또 반대편의 원고도 신체와 재산에 부당한 압박을 받았을 때 법관의 보호를 청하고 고소 이유를 말하고 공정하고 선한 결과를 구한다면 그도 소송을 바르게 이용하는 것이 된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18). 남을 해하려는 생각, 복수하려는 욕심, 가혹한 증오, 투쟁욕으로 소송하는 것은 절대 금해야 하는 부분이다. 이것은 그리스도인이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부분이다.

 

칼빈은 그리스도인에게 법적 절차를 배척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한다(J. Calvin, Inst, IV. 20. 19). 바울은 자기를 고발하는 자들의 중상을 논박하며 동시에 그들의 간계와 악의를 폭로했을 뿐만 아니라 법정에서 자기의 로마 시민으로서의 특권을 주장했으며 필요한 때는 불의한 재판장을 기피하고 가이사의 법정에 호소했다(행 25:10-11). 이것은 그리스도인에게 복수심을 품지 말라고 한 명령과 모순되지 않고 그리스도인의 법정에서 복수심을 멀리 축출한다. 사건이 민사일 경우 사건을 공안 수호자인 재판장에게 순진하고 단순하게 맡기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바른 길을 취하는 것이 아니다. 그는 또 악을 악으로 갚겠다는 생각을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롬 12:17). 이런 생각은 복수심이다. 사형에 해당하거나 그 밖의 중대한 범죄의 경우라도 고발자에게 불타는 듯 한 복수심이나 사적 피해에 대한 원한을 품고 법정에 나가지 말아야 한다. 복수심을 버린다면 그리스도인은 복수하지 말라는 명령은 파괴되지 않는다((J. Calvin, Inst, IV. 20. 19).

 

칼빈은 “그리스도인은 모욕을 참으나 친절과 공평한 마음으로 공공이익을 수호한다”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20). 더 나아가 칼빈은 “바울은 소송을 좋아하는 성품은 배척하지만 소송은 배척하지 않는다”라고 했다(J. Calvin, Inst, IV. 20. 21). 기독교 신자는 법정에 호소하기보다는 언제든지 자기의 권리를 양보하겠다는 생각으로 행동해야 한다. 법정에 가면 돌아올 때는 형제에 대한 미움으로 마음이 어지럽게 된다. 손해가 너무 클 때 사랑을 잃지 않고 재산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할 때는 법에 호소하더라도 바울의 말에 배치되지 않는다(J. Calvin, Inst, IV. 20. 21).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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