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가 본 신자인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기독교계는 조용히 기도로 지켜보자.

소재열 | 기사입력 2015/05/27 [23:15]

목사가 본 신자인 황교안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기독교계는 조용히 기도로 지켜보자.

소재열 | 입력 : 2015/05/27 [23:15]
▲황교안 총리 후보자  © 리폼드뉴스

[리폼드뉴스] 현대에 들어오면서 종교의 자유가 인류보편의 기본권으로 인정된 후 이 땅에는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 다양한 종교가 뿌리를 내리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종교 간의 갈등은 국가의 사회질서에 상당한 악영향으로 끼칠 수 있다. 종교가 다른 사람들이 국가 안에서 함께 공존하면서 국가는 종교평등의 원칙을 내세워 ‘정치의 종교화’와 ‘종교의 정치화’를 금지하여 헌법이 보장한 종교의 자유를 실현하고 있다.

종교와 정치의 분리정책은 국가 권력이 종교에 대한 간섭을 하거나 특정종교를 우대 내지 차별대우, 내지 특정한 종교적 확신을 모든 국민에게 심어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종교의 자유가 요구하는 국가의 종교적 중립성의 원칙에 대한 침해다. 반대로 종교단체가 정치에 개입하는 행위 등도 객관적 가치질서를 해치는 것으로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다.
 
근래에 기독교계의 이슈 중에 하나가 이 나라의 총리 후보자로 내정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 대한 이야기이다. 총리 후보자에 내정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기독교계가 환영 논평을 내놓고 있다. 적극적으로 여론을 지원하려는 모양 세다. 기독교 입장에서 보면 얼마든지 환영할만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서 무사히 총리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안고 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신앙심이 좋다’는 이유를 들어 총리가 되면 기독교에 많은 득이 될 것으로 생각한 모양이다.
 
반대로 불교의 모 단체에서는 종교편향을 내세워 총리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개신교 목사인 한 사람으로 이러한 모든 현상을 우려하고 있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기독교 신자로서 이 나라의 총리가 되었으면 하는 희망사항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황교안 총리 후보자가 곧 기독교라는 등식을 만들어 내면서 환영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반대한다. 이런 경우 황교안 개인에 대한 문제점들이 드러날 때 그것은 곧 기독교 전체의 문제로 비화되면서 기독교에 대해 치명적일 수 있다.
 
헌법은 모든 국민은 종교라는 이유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11조). 또한 종교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헌법 제20조). 이러한 국민의 권리에 대해 그 어느 누구도 침해할 수 없으며, 침해받아서도 안 된다. 종교신앙은 인간의 내면적인 정신영역이며, 인간의 초월적인, 혹은 형이상학적인 신앙을 그 내용으로 하는 내적인 확신의 개념이다. 종교의 내용인 신앙에 관한 문제를 국가의 행정 관료의 자격과 업무수행능력과 연결시키는 것은 종교와의 관계에 대한 오해이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기독교 신자가 대통령이 되고 총리가 되면 좋겠지만 국가와 정치의 분리라는 측면에서 늘 조심해야 한다. 이러한 과도한 잘못된 견해를 갖고 적극적으로 여론을 몰아갈 경우 타종교가 가만히 있겠는가? 이럴 경우 결국 이 땅에 종교전쟁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이런 측면에서 정치권은 종교를 이용해서는 안 되며, 종교는 정치인들로부터 이용당해서도 안된다. 종교를 이용해서 정치권력을 가지지 못하도록 오히려 기독교 신자들이 더 앞장서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이런 일로 기독교가 대다수 많은 국민들로부터 역풍을 받을 수 있다.
 
우리는 국가 권력이 종교의 자유를 거부하지 않는 한, 특정 종교를 특별히 보호 내지 우대하거나 탄압 내지 적대시하거나, 종교를 간섭하는 행위, 인권을 침해하는 등 객관적 가치질서를 해치지 않는 한 우리들은 국가의 안녕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국가권력을 대항하거나 저항하는 것은 문제다.
 
이 땅에 자체 통계로 보고된 1천만 장로교회의 모든 신자들은 웨스트민스터 신조와 신앙고백을 자신의 고백으로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장로교회에서 그 어떤 직분도 받을 수 없다. 이 신앙고백 제23장에 의하면 “온 세상의 가장 높으신 주인이시오, 왕이신 하나님께서 행정관리들을 세워서 자기 아래 두시고, 자신의 영광과 공공의 유익을 위하여 백성들을 다스리게 하셨다. 그리고 이 목적을 위하여 그들에게 칼의 힘을 주어 무장을 시키시고, 선을 위해서는 백성들을 보호하거나 격려하게 하시고, 악행에는 벌을 가하게 하셨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백성들에게는 행정관리들을 위해 기도하고 존경하고, 세금과 기타 의무를 다하고, 그들의 합법적인 명령에 순종하고, 또 양심적으로 그들의 권위를 인정해야 할 의무가 있다. 종교가 다르거나 불신앙자라 하더라도 행정관리들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위를 인정해야 하고, 그들에게 마땅히 순종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기독교 신자로써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총리 후보자에 지명된 사실에는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러나 설령 그가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통하여 부정적인 견해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기독교의 패배를 의미한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독교 신자라는 이유로 종교적인 신앙의 주관적 견해를 총리 자질로 연결시켜 종교편향이라는 말로 문제를 제기한 것 역시 헌법에 반한 견해로 우리는 인정할 수 없다.
 
우리는 이번 황교안 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조용히 지켜보면서 기도하는 선에서 멎어져야지 기독교가 적극적으로 총리 후보자에 대해 지지 성명서를 낸다거나 의도적으로 여론을 만들어 가는 것은 총리 후보자 본인에게도 득이 되지 못할 것이다. 조용히 지켜보면서 기도하는 것이 기독교 신자들인 우리들에게 요구된 사명이라 생각된다.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장,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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