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회의록 변조, "어느 한쪽은 거짓말"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자. 할 말이 있다면 그 이후에 말하자.

소재열 | 기사입력 2010/01/28 [23:18]

이사회 회의록 변조, "어느 한쪽은 거짓말"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자. 할 말이 있다면 그 이후에 말하자.

소재열 | 입력 : 2010/01/28 [23:18]
학교법인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신학원 재단이사회 회의록에 관한 문제가 법정으로 비화되어 공판이 진행중에 있다. 2007년 10월 4일 재단이사회가 소집되었는데 안건 중에 정관변경에 관한 건이었다. 당시 정관변경건은 이사회 내 양대 세력간 첨예하게 대립된 민감한 사항이었다.

한쪽에서는 사학법 개정과 더불어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는 측과 이를 반대하는 측에서는 사학법에 따라 정관을 변경하면 총신대학교는 종교사학에서 일반사학으로 전환된다는 이유 때문에 적극적으로 정관변경을 반대했다. 한편 이러한 갈등은 정관변경 여부에 따라 임기 만료된 특정 이사의 재선임 문제와 연결되면서 갈등의 폭은 더했다.

정관개정에 대한 이사회를 마친 후 완성된 회의록이 작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회의록이 완성되어야 이사들이 서명을 한다. 더 기다릴 수 없어서 이사들이 백지인 A4용지에 서명을 하고 돌아갔다. 나중에 미리 받아둔 이사들의 서명용지를 완성된 회의록 맨 뒤장에 첨부했다. 그리고 페이지와 페이지 사이에 3인의 이사가 간서를 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서명을 할 때나 간서를 할 때에는 자세히 살피지 않았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회의록이 회의 내용과 달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측에서는 회의록은 회의 내용 그대로다 라고 주장한다. 회의록이 회의 내용과 다르다고 주장한 측에서는 당시 이사장과 서기, 그리고 회의록 작성에 참여한 직원을 고발했다. 검찰측에서는 “사문서위조 및 행사 혐의”로 기소하여 지금까지 네 번의 공판이 끝났고 다섯 번째 공판을 준비중이다. 

사문서 위, 변조 죄는 “작성권한 없는 자가 타인 명의를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이같은 대법원 판례로 본 사건을 판단할 수 없는 것은 권한을 갖고 있는 이사들이 회의록을 작성했다는 점이다. 문제는 본 사건이 “회의록을 위조할 목적으로 회의록 작성에 필요한 서명과 간서를 A4용지에 미리 받았다”는 공소사실에 기재된 것과 같은 독특한 사건이기 때문에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 먼저 다음과 같은 대법원 판례가 있다. 

“사문서의 위, 변조 죄는 작성권한 없는 자가 타인 명의를 모용하여 문서를 작성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사문서를 작성, 수정함에 있어 그 명의자의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승낙이 있었다면 사문서의 위, 변조 죄에 해당하지 않고, 한편 행위 당시 명의자의 현실적인 승낙은 없었지만 행위 당시의 모든 객관적 사정을 종합하여 명의자가 행위 당시 그 사실을 알았다면 당연히 승낙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경우 역시 사문서의 위·변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대법원 1993. 3. 9. 선고 92도3101 판결, 대법원 2003. 5. 30. 선고 2002도235 판결 등 참조), 명의자의 명시적인 승낙이나 동의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명의자 이외의 자의 의뢰로 문서를 작성하는 경우 명의자가 문서작성 사실을 알았다면 승낙하였을 것이라고 기대하거나 예측한 것만으로는 그 승낙이 추정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8.4.10. 선고 2007도9987 판결)

또한 일정금액의 차용권한을 위임받으면서 명의인으로부터 작성해 받은 대출신청서 및 영수증의 백지로 된 금액란에 위임받은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기재한 소위가 사문서위조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사문서위조 판단에서 대법원의 다음과 같은 판결이 있다.

“위탁된 권한을 초월하여 위탁자 명의의 문서를 작성하거나 위탁자의 서명날인이 정당하게 성립한 때라 하더라도 그 서명날인자의 의사에 반하는 문서를 작성한 경우에는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한다.”(대법원 1982.10.12. 선고 82도2023 판결, 사문서위조ㆍ동행사사기ㆍ업무상배) 

본 사건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 사례, 즉 백지에 서명만 하여 교부했는데 그 후에 임의로 작성된 문서의 진정성립 추정력과 이를 뒤집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다음과 같은 대법원의 판례도 있다. 

“가. 처분문서에 기재된 작성명의인인 당사자의 서명이 자기의 자필임을 그 당사자 자신도 다투지 아니하는 경우 설사 날인이 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 문서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므로 납득할 만한 설명 없이 함부로 그 증명력을 배척할 수 없다.

나. 문서를 백지에 서명만을 하여 교부하여 준다는 것은 이례에 속하는 것이므로 백지에 서명만을 한 채 교부하였는데 그 후 임의로 작성된 문서임을 인정하여 '가'항과 같은 문서의 진정성립의 추정력을 뒤집으려면 그럴 만한 합리적인 이유와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필요하다.”(대법원 1994.10.14. 선고 94다11590 판결) 

문제는 다투고 있는 양자간 회의 내용에 반한 내용이 임의로 추가되었다는 측에서는 이를 입증해야 한다. 반대로 회의록은 회의 내용 자체였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측에서도 이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어느쪽이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고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느냐에 따라  이번 총신대학교 재단이사회 회의록에 대한 사문서 위조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한쪽은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법원의 판결을 지켜보자. 할 말이 있다면 그 이후에 말하자. 만약에 거짓말로 판명된 측에서는 본 교단에서 정치 생명에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아니 추방될 것이다. 그것이 현 재단이사장이든지 전 총신 총장과 이사들이든지 예외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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