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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기자회견은 공적 사안에 대한 설명과 해명을 위한 제도적 장치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실 확인보다 여론전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특히 문제는 기자회견 내용을 충분한 검증 없이 그대로 기사화하는 이른바 “받아쓰기 보도”에 있다. 기자회견은 어디까지나 일방 당사자의 주장일 뿐이다.
그런데 일부 인터넷 언론들은 상대방 입장 확인이나 객관적 법리 검토 없이 배포된 자료를 거의 원문 그대로 기사로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 순간 언론은 중립적 보도기관이 아니라 특정 진영의 확성기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런 보도는 높은 확률로 형사 고발과 민사소송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최근 교계 사건에서도 기자회견 내용을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한 한 인터넷 언론이 상대측으로부터 명예훼손 등으로 고발당한 사례가 발생했다.
기자회견을 열었던 당사자들은 한발 뒤로 빠지고, 정작 기사를 작성한 언론인만 수사기관에 출석하는 일도 반복된다. 경찰 수사기록이 수백 페이지씩 쌓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사기관은 단순히 “누가 먼저 말했다”를 보는 것이 아니다.
“기자회견에서 그렇게 말했다”는 것만으로 언론의 책임이 면제되지 않는다. 오히려 언론은 기자회견 내용을 검증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상대방 범죄 의혹이나 금품 문제, 불법행위 등을 보도할 때는 더욱 엄격한 사실 확인이 요구된다.
교계 언론의 현실은 더욱 취약하다. 상당수 인터넷 언론이 인력과 법률 검토 시스템 없이 운영되다 보니, 자극적 기자회견 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교회 분쟁은 대부분 감정과 법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일방 주장만 보도했다가는 곧바로 법적 분쟁으로 비화된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기자회견 자체가 이미 “여론 재판”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재판과 조사, 상소 절차가 진행 중인데도 기자회견을 통해 상대를 먼저 범죄자나 불법집단처럼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공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교단 재판과 질서 자체를 정치화시키는 부작용을 낳는다.
언론이 해야 할 일은 마이크를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그 주장 속에 사실과 왜곡이 무엇인지 차분히 검증하는 일이다. 기자회견 자료를 그대로 옮기는 것은 보도일 수는 있어도 저널리즘은 아니다.
오늘날 교계 언론에 필요한 것은 더 빠른 기사 작성이 아니다. 한 줄을 쓰더라도 반대 측 입장을 듣고, 법리적 구조를 살피며, 감정보다 사실을 앞세우는 절제된 태도다. 그렇지 않다면 기자회견은 진실을 밝히는 장이 아니라, 서로를 고발하는 전쟁터만 반복해서 만들어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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