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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헌의부, 서류 심사 아닌 서류 검토해야<총회 규칙> 헌법 권징조례가 최상위법, "헌의부가 재판받을 권리 심사하면 안된다"
(리폼드뉴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법체계는 단순한 행정 편의가 아니라, 교단 헌법 질서와 권한 분립 원리에 따라 구성되어 있다. 특히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헌의부의 권한 문제는 단순한 행정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총회 헌법상 보장된 재판받을 권리와 직결되는 중요한 법리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총회규칙> 제8조 제1항은 총회의 법체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총회는 다음과 같은 법체계로 운영하며 각 하위법은 상위법에 종속되며 상충되는 경우 상위법 우선 원칙을 적용한다”고 규정한다. 이어 법체계를 “최고법 : 헌법, 규칙”으로 정하고, 그 아래에 “당부서 조직법 : 기관 정관(법인), 운영규정(위원회, 상비부), 사업시행법(내규) : 시행령 - 시행세칙 – 시행지침” 순으로 배열하고 있다.
이는 교단 내 모든 기관과 부서가 독자적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헌법과 총회규칙이라는 상위법 질서 안에서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총회 산하 어느 부서도 헌법이 부여하지 않은 권한을 확대 해석하여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총회 조직은 상비부와 각종 정기위원회로 구성되며, 그 가운데 헌의부는 오랜 세월 동안 총회 회무의 주요 관문 역할을 담당해 왔다. 헌법 정치 제12장은 각 노회에서 적법하게 청원한 각종 헌의는 반드시 헌의부를 통하여 총회에 상정하도록 규정한다. 다만 총회 현장에서 당석 발의된 안건은 예외로 인정한다.
문제는 이러한 헌의부 제도가 세월이 흐르면서 사실상 일정한 권력 구조를 형성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특히 총회가 폐회한 이후 노회 재판국 판결에 불복하여 제기하는 상소나 소원상소 사건에서 헌의부 실행위원회의 역할이 비대해졌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실무상 총회 재판국 사건은 헌의부 실행위를 통하지 않으면 총회 재판국으로 이첩되지 않는 구조가 형성되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상소인 측은 사건을 총회 재판국으로 넘기기 위해 노력하고, 반대로 상대 측은 사건 이첩을 막기 위해 헌의부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를 벌이는 현실이 반복되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헌의부 실행위는 사실상 사건의 운명을 좌우하는 권력기관처럼 비쳐지게 되었다.
이에 대해 교단 내부에서는 “헌의부가 마치 우편물을 배달하는 배달부가 내용까지 검열하여 배달 여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는 비판까지 제기되었다. 본래 헌의부는 접수된 서류를 확인하고 절차를 정리하여 해당 부서로 이첩하는 기능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사건의 실체를 판단하는 심사기관처럼 행동한다는 지적이었다.
이러한 논란의 중심에는 <총회규칙> 제9조 제3항 제4호 규정이 있었다. 해당 규정은 헌의부가 “모든 서류를 검토하여 부당한 서류를 기각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었다. 문제는 여기서 “기각”이라는 표현이 사실상 재판적 처결 개념으로 이해되면서, 헌의부가 마치 사건 자체를 판단하여 종결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처럼 오해되었다는 점이다.
총회 역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였다. 결국 총회는 해당 규정을 개정하여 “부당한 서류를 기각하거나”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부당한 서류를 반려(반송)”로 변경하였다. 즉 헌의부는 사건을 처결하여 종국적으로 기각하는 기관이 아니라, 접수 서류의 형식과 절차를 확인하여 보완이나 반송 여부를 결정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서류 검토”와 “서류 심사”의 구별이다. 헌의부의 권한은 “총회 서기가 접수한 모든 서류를 검토하여”라는 규정에 근거한다. 검토란 제출된 서류가 존재하는지, 절차상 필요한 형식을 갖추었는지, 누락된 부분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다시 말해 접수와 이첩을 위한 행정적 점검 행위에 가깝다.
반면 서류심사는 전혀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서류심사는 단순한 확인 단계를 넘어, 해당 서류의 법적 효력과 증명력, 적법성, 절차상 하자 여부 등을 판단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는 이미 재판적 판단의 영역에 속한다.
예를 들어 상소장이 적법한 기간 내 제출되었는지, 원심 판결에 중대한 법리 오해가 있는지, 절차 위반이 존재하는지 등을 판단하는 것은 단순 검토가 아니라 실질적인 심사이다. 이러한 판단은 헌법상 총회 재판국의 직무이지 헌의부의 권한이 아니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총회는 이미 제107회 총회에서 중요한 결의를 한 바 있다. 규칙부 보고로 결의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후로는 헌의부가 총회규칙이 정한 권한을 벗어나 사건의 내용을 심사하거나, 총회헌법이 정한 교인의 기본권, 곧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함을 확인하다.”
이 결의는 단순 권고 수준을 넘어 총회의 공식적인 법리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즉 총회는 헌의부가 사건 내용을 심사하는 행위를 명백히 경계하였고,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권한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선언한 것이다.
총회는 명문 규정 개정과 총회 결의를 통하여 헌의부의 “서류 검토권”은 인정하지만 “서류 심사권”은 배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논란이 되는 남수원노회 재판국 사건 역시 이러한 법리 충돌의 연장선에 있다. 총회 헌의부는 남수원노회 재판국의 목사 면직 판결에 대해 피고가 제출한 상소장이 봉함 상태로 총회에 접수되었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헌의부 입장에서는 접수 형식의 문제를 이유로 반려했다고 볼 수 있으나, 반대 측에서는 이것이 단순 형식 검토를 넘어 사실상 상소권 행사 자체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재로서는 봉함을 개봉하여 재접수했다는 전언이다. 이 경우 총회 재판국으로 이첩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한 행정 착오 문제가 아니라, 헌의부의 권한 범위와 총회 재판국의 재판권, 그리고 교인의 재판받을 권리라는 헌법적 가치가 충돌하는 문제이다. 따라서 어느 한쪽의 정치적 주장이나 감정적 접근이 아니라, 총회 헌법과 총회규칙, 그리고 제107회 총회의 결의 취지를 중심으로 치열한 법리 검토와 법리적 접근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소재열 목사(한국교회법연구소장, 법학박사) <저작권자 ⓒ 리폼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기사 내용에 특정된 개인이나 관련 교회가 반론을 요구할 때 재반론을 조건으로 허락할 수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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