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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언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지혜’이다. 히브리어로 ‘호크마’라 불리는 이 지혜는 단순한 지식이나 처세술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데서 비롯되는 거룩한 통찰이며, 삶의 모든 영역에서 선과 악, 의와 불의를 분별하게 하는 능력이다. 그러므로 잠언이 말하는 지혜는 머리로만 아는 지식이 아니라, 실제 삶을 바르게 이끌어 가는 신앙적 판단력이다.
잠언은 지혜와 함께 ‘훈계’를 강조한다. 훈계는 단순한 충고가 아니라, 사람을 바로잡고 훈련시키는 교육적 의미를 가진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유혹에 약한 존재이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훈련 없이는 바른 길을 걸을 수 없다. 잠언은 바로 이 점에서 지혜와 훈계, 명철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특히 잠언은 젊은이들을 향해 강한 교훈을 준다.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는 외부의 유혹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 그래서 잠언은 그들에게 지식과 근신함을 주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지식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삶을 분별하게 하는 체험적 지식이다. 근신함은 경솔함을 버리고 신중하게 판단하는 태도이다. 이는 오늘의 시대에도 절실한 교훈이다. 정보는 넘쳐나지만 분별은 부족하고, 말은 많지만 책임 있는 판단은 사라져 가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잠언 1장의 중심 선언은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식의 근본”이라는 말씀이다. 이것은 잠언 전체의 표어라 할 수 있다. 지혜의 출발점은 인간의 능력이나 경험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이다. 여기서 경외란 단순한 두려움이 아니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거룩한 두려움이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알고, 그분의 말씀을 삶의 기준으로 삼는 태도가 참된 지혜의 시작이다.
이어 잠언은 아버지의 훈계와 어머니의 법을 떠나지 말라고 권면한다. 이는 가정이 지혜 교육의 첫 자리임을 보여준다. 신앙은 예배당 안에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 들은 말씀, 부모의 삶을 통해 배운 경건, 일상의 훈련이 한 사람의 인생을 세운다. 잠언은 이러한 훈계를 아름다운 관과 목의 금사슬에 비유한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은 사람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참된 영광과 품위를 부여한다.
그러나 잠언은 지혜의 길만 말하지 않는다. 동시에 악인의 유혹을 강하게 경고한다. 악한 자들은 죄 없는 자를 해치고, 불의한 이익을 함께 나누자고 유혹한다. 그들의 말은 달콤하다. “우리와 함께 제비를 뽑고 전대 하나만 두자”는 말은 공동의 이익을 내세우지만, 실상은 범죄의 결속을 의미한다. 불의한 재물은 사람을 하나로 묶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함께 파멸로 끌고 간다.
이 대목은 오늘의 사회와 교회 현실에도 날카로운 경고를 던진다. 불의한 이익은 언제나 명분을 앞세운다. 공동체를 위한다는 말, 조직을 살린다는 말, 더 큰 목적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 그러나 잠언은 분명히 말한다. 악인의 길에 함께 들어서지 말고, 그 길에서 발을 금하라는 것이다. 죄는 함께 나누면 가벼워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망하는 길이 된다.
잠언은 악인의 결말을 분명하게 밝힌다. 그들은 남을 해치기 위해 덫을 놓지만, 결국 자신들이 그 덫에 걸린다. 탐욕은 남의 것을 빼앗는 데서 끝나지 않고, 결국 자기 생명까지 빼앗는다. 불의한 이익을 탐하는 자의 길은 스스로를 멸망시키는 길이다. 이것이 잠언이 말하는 보응의 원리이다.
잠언 1장 후반부에서는 지혜가 의인화되어 등장한다. 지혜는 은밀한 곳에서 속삭이지 않는다. 길거리에서, 광장에서, 성문 어귀에서 공개적으로 외친다. 이는 하나님의 지혜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감추어진 비밀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공개적 초청임을 의미한다. 문제는 지혜가 침묵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듣지 않는다는 데 있다.
지혜는 어리석은 자와 거만한 자와 미련한 자를 향해 돌이키라고 외친다. 회개하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영을 부어 주고, 말씀을 깨닫게 하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끝까지 거절하는 자에게는 심판이 따른다. 그들이 부르짖어도 응답을 얻지 못하는 때가 온다. 이는 하나님이 자비가 없기 때문이 아니라, 은혜의 때를 스스로 거절했기 때문이다.
잠언 1장은 결국 두 길을 제시한다. 하나는 여호와를 경외하며 지혜의 음성을 듣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탐욕과 교만을 따라 자기 꾀에 빠지는 길이다. 전자는 평안으로 이어지고, 후자는 멸망으로 끝난다. 지혜를 듣는 자는 안연히 살며 재앙의 두려움 없이 평안을 누린다. 이 평안은 단순한 세상의 안정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누리는 영적 안전이다.
오늘의 교회와 성도는 이 말씀 앞에 다시 서야 한다. 지혜는 단순한 성공의 기술이 아니다. 지혜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삶이며, 죄의 유혹을 분별하고, 말씀의 훈계를 따라 바른 길을 선택하는 능력이다. 잠언 1장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하나님의 지혜를 듣고 있는가, 아니면 악인의 달콤한 제안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가?
참된 지혜는 여호와를 경외하는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지혜를 듣는 자만이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도 참된 평안을 누릴 수 있다. <계속> <저작권자 ⓒ 리폼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기사 내용에 특정된 개인이나 관련 교회가 반론을 요구할 때 재반론을 조건으로 허락할 수 있습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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